'투자의 귀재' 마크 모비우스 "약세장 곧 끝난다…반등 전에 '이것' 사라" [글로벌 구루에게 듣는다]
월가에서 '투자의 귀재'로 꼽히는 마크 모비우스 모비우스캐피털파트너스 설립자는 "증시 약세장이 곧 끝난다"고 전망했다.

마크 모비우스는 한국경제TV의 특집 인터뷰 '글로벌 구루에게 듣는다'에 출연해 "약세장은 1년이나 길게는 1년 반 정도 이어지고 2년 이상 이어지지 않는다"며 "우리가 약세장에 진입한지 벌써 1년이 지난 만큼 이제 끝에 가까워졌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지금보다 증시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점쳤다. 최근 미국 증시의 랠리가 바닥을 쳤다는 신호라기보다는 약세장에서의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특히 "투자자들의 실망 매물이 한꺼번에 나오는 시점이 증시가 바닥이라는 신호인데 아직까지 이런 신호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어디가 바닥인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바닥까지 기다리는 것은 어리석다"는 조언이다.

모비우스 설립자는 "약세장이 매력적인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가격 결정력을 갖추고, 높은 수익률을 보이는 견조한 기업에 투자하기 좋은 시기다"고 분석했다. 약세장에서도 선전하는 곳이라면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는 것.

고점 대비 30% 넘게 하락한 한국 증시 역시 약세장에 진입했으며 투자를 노려볼 만한 때라고 봤다.
'투자의 귀재' 마크 모비우스 "약세장 곧 끝난다…반등 전에 '이것' 사라" [글로벌 구루에게 듣는다]
마크 모비우스는 안전 자산인 금을 채굴하는 업체를 유망하게 보는 한편, 반도체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특히 반도체에 대해서 "최근 공급망 이슈가 불거졌지만 일반적으로 반도체와 같은 핵심 기술을 보유한 곳은 성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신흥국 시장도 여전히 유망하다는 진단이다. 모비우스는 "신흥국이 선진국보다 성장성이 크다"며 "신흥국의 통화가 평가 절하돼 있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다"고 전했다.

신흥국 가운데서도 그는 인도를 주목했다. 높은 인구수를 바탕으로 한 젊은 노동력이 인도의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현재 7%가 넘는다. 구체적으로 마크 모비우스는 "파이프, 튜브 등과 같은 인프라를 만드는 기업이나 소프트웨어 관련 기업이 유망하다"고 추천했다.
'투자의 귀재' 마크 모비우스 "약세장 곧 끝난다…반등 전에 '이것' 사라" [글로벌 구루에게 듣는다]
아래는 마크 모비우스와 나눈 대담의 주요 내용이다. (인터뷰 시점: 10월 24일)

Q. 당신은 1970년대에도 비슷한 경제 위기를 목격한 바 있다. 당시 인플레이션은 10년 넘게 잡히지 않았다. 지금은 어떤가.

A. 지금 미국에서는 자금 공급원이 계속해서 늘고 있다. 실제로 통화량이 40~50% 가량 증가했다. 한국 역시 지난 4~5년 동안 통화량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통화량이 40%에서 50, 60, 70% 계속 증가한다는 것은 통화가 그만큼 평가 절하될 수 있다는 의미다. 더 높은 물가와 나아가 디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

Q. 연준은 이런 인플레이션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A. 단기적으로 금리의 문제는 경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중앙은행은 무엇보다 통화의 공급을 줄여 평가 절하를 막는 것으로 해결해야 한다. 금리 역시 갑작스럽게 큰 폭으로 올리는 것이 아니라 아주 오랜 기간에 걸쳐서 높여야 한다. 결론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멈추는 핵심은 돈이다. 돈의 공급을 멈춰야 한다.

Q. 증시가 반짝 랠리를 보이고 있는 상황인데 바닥을 찍었다고 보는가. 아니라면 어느 수준으로 떨어질까.

A. 시장이 아직 바닥을 다지지는 않았다고 본다. 아직까지 사람들의 실망감에서 비롯된 움직임이 나오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모두가 낙담하고 실망 매물이 나올 때가 바닥이라는 신호다. 지금보다 더 떨어질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 시장은 확실히 약세장에 진입했다. 세계적으로 증시가 30~40% 이상 하락했기 때문이다. 지금이 약세장이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아무도 바닥을 장담할 수는 없다. 실망 매물이 출회되는 시점이 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Q. 아직 바닥이 아니다'면 그 때가 언제인지 예상 가능한가.

A. 어디가 바닥인지 아무도 모른다. 내일일 수도 있고 내년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약세장은 보통 1년이나 길게는 1년 반 동안 이어진다. 2년 넘게 이어지지는 않는다. 시장이 약세장에 진입한 지 벌써 1년이 지났다. 이제 약세장의 끝에 가까워졌다고 본다.

Q. 그렇다면 다시 주식 시장에 진입할 기회를 언제쯤으로 봐야 하는가.

A. 가장 좋은 시점은 자금의 여유가 있을 때다. 가격 결정력이 있고 또 높은 수익률, 강한 대차대조표 등을 보이는 좋은 기업이 있다. 시장이 지금처럼 하락하고 있을 때가 아마도 그런 기업을 사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바닥까지 기다리거나, 또 바닥에 왔다고 생각만하는 것은 좋지 않다. 먼저 기업을 살펴라. 그리고 앞서 말한 대로 가격 결정력 등을 갖춘 견조한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Q.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문제가 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얼마나 큰 가.

A. 지정학적 문제는 주식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중국의 경우 그 나라의 정치적 상황과 시진핑 주석이 기업들을 옥죄기 위해 훨씬 더 엄격한 규제를 도입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채권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대만도 마찬가지다. 미국 기업들이 대만과의 협업을 강화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중국과 대치 중이다. 그래서 지정학적 이슈는 대만이나 중국,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일본 그리고 동남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에도 영향을 미친다.

Q. 이런 부정적인 시장 상황에도 계속 성장성을 가져갈 유망한 종목이 있다면.

A. 광산 업체들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반도체도 마찬가지다. 비록 반도체는 최근에 공급망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지만 일반적으로 기술과 관련됐다면 어떤 기업이든 살아남을 것이고 앞으로도 성장성이 있다고 본다.

Q. 일부 주요국에서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구체적으로 인도 시장은 어떻게 전망하는가.

A. 인도 시장은 매우 유망하다.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현재 약 7%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인도는 최근 디지털화를 추진해 경제를 더욱 효율적으로 만들고 있다. 인도가 12억에서 13억 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고, 특히 젊은 층이 많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인도 시장에서 추천하고 싶은 부문은 파이프, 튜브 등과 같은 인프라를 만드는 기업이다.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기업 역시 유망하다고 본다.

Q. 중국은 어떤가. 경제성장률 등 지난 분기 동안 중국에서 나오는 경제 지표들은 상당히 비관적이다.

A. 중국은 부동산 위기를 겪고 있다.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장기적으로 부동산에 투자하기 때문에 중요한 이슈다. 주식 투자에 더 비중을 두는 미국과는 다르다. 중국의 부동산 가격은 하락세다.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부동산 기업들의 채권도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까지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에 중국 입장에서 현재 상황은 상당히 어렵다. 시진핑 주석의 기업 규제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Q. 현 시점에서 글로벌 대형 투자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신흥 시장 주식에 배분할까, 아니면 그나마 안전한 미국 본국으로 돈을 가져오려고 할까.

A. 일부 대형 투자자들은 신흥국을 주시하고 있다. 인도와 같은 신흥국이 선진국보다 성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도는 미국이나 유럽보다 훨씬 더 빠르게 성장 중이다. 또 많은 신흥국들의 통화가 평가 절하돼 있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투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평가한다. 여기에 신흥국 기업들 대부분이 수출을 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달러 대비 평가 절하된, 현지 통화의 약세로부터 이익을 얻는다. 신흥 시장에는 많은 기회가 있다.

Q. 만약 신흥 시장에 투자한다면, 위험한 곳과 안전한 곳을 구분할 기준 같은 게 있을까.

A. 위험은 부채에서 온다. 정부 부채든 기업 부채든 그것은 아주 큰 리스크다. 그래서 안전한 신흥 투자처를 찾는다면 부채에 집중해야 한다. 빚이 있는 기업은 피해야 한다. 그리고 또 너무 많은 빚을 지고 있는 나라도 피하라.

Q. 한국 증시는 어떻게 보는가. 앞으로 약세장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A. 이미 한국은 약세장에 진입했다. 주식 시장은 30% 이상 하락한 상태다. 약세장은 곧 기회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가격 결정력 등을 지닌 견조한 기업이나 혹은 현금 보유량이 많은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Q. 오랫동안 금 투자를 선호했다. 지금도 유효한가.

A. 여러분의 포트폴리오에 유형 자산을 포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금은 어떤 이자도 지불하지 않지만 시장이 혼란스럽거나 정치적 격변이 있을 때 안전한 피난처 역할을 한다. 금을 가지고 있는 것은 좋다고 생각한다.

Q. 채권 투자 비중을 늘리라는 조언이 부쩍 늘고 있다. 현명한 투자법이 있을까.

A. 당신의 돈을 갚아줄 수 없는 곳은 피해야 한다. 레버리지나 빚이 너무 많은 기업과 나라를 조심하라. 채권의 첫 번째 원칙이 최소한의 원금을 지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기대 인플레이션보다 금리가 높을 때 투자해야 한다. 예를 들어 CPI 수치를 기준으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8%라고 한다면 8% 미만을 지불하는 채권을 사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인플레이션에 의해 수익이 없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Q. 끝으로 개인 투자자들에게 조언 부탁한다.

A. 먼저 집을 소유하라고 말하고 싶다. 만약 당신이 집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주식 시장이나 채권 시장에 투자하기에 앞서 집부터 사라. 그리고 집을 소유한 후에 뮤추얼 펀드를 통해 주식에 투자하라. 다방면에 투자하는 뮤추얼 펀드에 말이다. 한국에만 투자하지 않고, 여러 나라에 투자하는 국제적인 펀드가 좋은 선택이다.


이지효기자 jhlee@wowtv.co.kr
'투자의 귀재' 마크 모비우스 "약세장 곧 끝난다…반등 전에 '이것' 사라" [글로벌 구루에게 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