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힘을 다해 뜁니다"…CEO 필두로 달린다 [특례상장, 특혜 낀 거품인가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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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티드랩·신라젠 등 신뢰추락한 사례 있지만
부단히 노력해 성과 내는 기업도 많아
실적 올리고 주가 부양해 투자자들에 보답
부단히 노력해 성과 내는 기업도 많아
실적 올리고 주가 부양해 투자자들에 보답
특례 상장 기업은 태생적으로 불확실성을 내재하고 있다. 매출이나 수익성보단 미래가치 하나만을 인정받고 상장해서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기업보다 더 많은 노력을 들여 기술력이나 성과를 낼 수 있는 기업임을 증명해야 하지만 정작 증시에 입성하고 나면 '나몰라라'식의 경영으로 고꾸라지고 있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대표이사(CEO) 리스크, 횡령·배임 문제도 일으키며 무책임한 모습도 보이곤 한다.
최근 이복기 원티드랩 CEO는 술자리에서 직원을 폭행한 사실이 알려지며 물의를 빚었다. 원티드랩은 지난해 8월 성장성 특례 요건으로 상장한 인공지능(AI) 채용 매칭 플랫폼이다. 원티드랩은 올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이 사건으로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례 상장 기업들 가운데 '대표 리스크'가 투자자 손실로 이어진 사례로 남게 됐다.
반면 책임감을 느끼고 부단히 노력한 업체들도 많다. 원자현미경 전문기업 파크시스템스, 나노소재 업체 석경에이티 등이 대표적이다. 바이오니아와 휴마시스는 올 5월 '기술성장기업부'에서 '우량기업부'로 코스닥 소속부가 승격됐다. 재무 성과를 일정 기간 유지해서다.
코스닥 상장사는 기업규모, 재무상태, 경영성과, 기술력 수준에 따라 우량기업부, 벤처기업부, 기술성장기업부 등 4개 소속부로 분류된다. 이중 우량기업부가 가장 등급이 높다. 이들 기업은 꾸준한 연구개발(R&D)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실적으로, 주가로 연결시켰다. 이 같은 성장에는 CEO를 필두로한 직원들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다. 주가 띄우기만 골몰하기 보다는 회사의 본질을 지키면서 상장당시 내세웠던 청사진을 하나하나 현실화시켰다. CEO들의 책임감이 크다보니 오죽했으면 '죽을 힘을 다해 뛴다'는 게 이런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성과가 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특례 상장기업들은 주가로 투자자들에 보답했다. 실제 특례 상장 기업의 장기적인 주가 수익률은 일반 기업과 유사하거나 더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특례 상장사들의 상장 후 3년, 5년, 현재 주가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각각 52%, 106%, 82%였다. 같은 기간 일반 상장 기업들의 수익률은 각각 29%, 45%, 82%로, 우려와 달리 특례 상장 기업들의 수익률이 더 좋았다.
하지만 지난해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30억6500만원)은 추정치(27억2000만원)를 넘어섰다. 올 상반기 순이익은 24억9500만원, 이대로 라면 단순 계산했을 때 올해도 예상치(49억7800만원)에 부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2023년 추정치(88억5500만원)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가(전날 종가 기준)도 공모가(1만원) 대비 132.5% 웃돌고 있다. 올 들어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석경에이티는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주가가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연초 대비 코스닥 지수가 32.3% 하락할 때, 석경에이티는 30.25% 올랐다. 시가총액은 약 1268억원으로 상장 전 예상 시가총액(546억원)의 2~3배 수준이다. 임형섭 석경에이티 대표는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최고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석경에이티는 지난 4년간 실적이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개별 영업이익은 2019년 12억3900만원에서 지난해 28억6400만원으로 2년 만에 2배 넘게 뛰었다. 이 기간 매출과 실질적인 이익지표인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매해 늘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3% 증가한 26억8500만원으로 지난해 연간 수준을 달성했다. 덴탈 3차원(3D) 프린팅에 활용되는 소재 부문 매출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석경에이티는 크기 및 입자형상 제어, 분산, 표면처리, 정제(고순도화) 등 나노 소재 4대 핵심 기술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 기술을 기반으로 적용 산업군을 늘리고 있다. 임 대표는 이중에서도 그간의 꾸준한 실적 상승의 비결로 원재료 '고순도화 기술'을 꼽았다. 이 기술을 적용한 제품 판매가 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임 대표는 설명했다.
고순도화 기술은 중국·인도산 광물을 정제해 나노 소재를 확보하는 기술로 원가율을 낮추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실제 석경에이티의 제품 원가율은 2019년 43.3%에서, 2020년 41.8%, 지난해 36.3%로 줄었다. 올해는 상반기 기준으로 30.3%를 나타냈다.
박진형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방열소재, 반도체·통신용(5G·6G) 실리카 등 이중 한 분야의 양산만 시작되더라도 실적이 대폭 성장할 전망"이라며 "나노 기술 적용 산업의 확장성과 높은 성장성·수익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아직 상장한 지 2년 남짓하지만 당사의 발전 로드맵을 작성해 투자자·주주분들을 대상으로 꾸준하게 IR(투자자 대상 홍보 활동)을 전개해 왔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시장과 소통하면서 회사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른 만큼 신규 사업 등에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시장 관계자 분들의 의견을 지속 경청하고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끝)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최근 이복기 원티드랩 CEO는 술자리에서 직원을 폭행한 사실이 알려지며 물의를 빚었다. 원티드랩은 지난해 8월 성장성 특례 요건으로 상장한 인공지능(AI) 채용 매칭 플랫폼이다. 원티드랩은 올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이 사건으로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기록했다. 특례 상장 기업들 가운데 '대표 리스크'가 투자자 손실로 이어진 사례로 남게 됐다.
반면 책임감을 느끼고 부단히 노력한 업체들도 많다. 원자현미경 전문기업 파크시스템스, 나노소재 업체 석경에이티 등이 대표적이다. 바이오니아와 휴마시스는 올 5월 '기술성장기업부'에서 '우량기업부'로 코스닥 소속부가 승격됐다. 재무 성과를 일정 기간 유지해서다.
코스닥 상장사는 기업규모, 재무상태, 경영성과, 기술력 수준에 따라 우량기업부, 벤처기업부, 기술성장기업부 등 4개 소속부로 분류된다. 이중 우량기업부가 가장 등급이 높다. 이들 기업은 꾸준한 연구개발(R&D)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실적으로, 주가로 연결시켰다. 이 같은 성장에는 CEO를 필두로한 직원들의 헌신과 노력이 있었다. 주가 띄우기만 골몰하기 보다는 회사의 본질을 지키면서 상장당시 내세웠던 청사진을 하나하나 현실화시켰다. CEO들의 책임감이 크다보니 오죽했으면 '죽을 힘을 다해 뛴다'는 게 이런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성과가 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특례 상장기업들은 주가로 투자자들에 보답했다. 실제 특례 상장 기업의 장기적인 주가 수익률은 일반 기업과 유사하거나 더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특례 상장사들의 상장 후 3년, 5년, 현재 주가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각각 52%, 106%, 82%였다. 같은 기간 일반 상장 기업들의 수익률은 각각 29%, 45%, 82%로, 우려와 달리 특례 상장 기업들의 수익률이 더 좋았다.
임형섭 석경에이티 대표 "올해 최고 매출 예상"
석경에이티는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석경에이티는 바이오·헬스케어, 전기·전자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는 나노 소재를 개발·제조하는 업체로 2020년 12월 23일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술 특례로 상장했다. 상장 당시 석경에이티는 '고평가 논란'을 빚었다. 평가가치 산정에 기반이 됐던 순이익 추정치(2023년 기준)가 당시 실적과 괴리감이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하지만 지난해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30억6500만원)은 추정치(27억2000만원)를 넘어섰다. 올 상반기 순이익은 24억9500만원, 이대로 라면 단순 계산했을 때 올해도 예상치(49억7800만원)에 부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2023년 추정치(88억5500만원)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가(전날 종가 기준)도 공모가(1만원) 대비 132.5% 웃돌고 있다. 올 들어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석경에이티는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주가가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연초 대비 코스닥 지수가 32.3% 하락할 때, 석경에이티는 30.25% 올랐다. 시가총액은 약 1268억원으로 상장 전 예상 시가총액(546억원)의 2~3배 수준이다. 임형섭 석경에이티 대표는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최고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석경에이티는 지난 4년간 실적이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개별 영업이익은 2019년 12억3900만원에서 지난해 28억6400만원으로 2년 만에 2배 넘게 뛰었다. 이 기간 매출과 실질적인 이익지표인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매해 늘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3% 증가한 26억8500만원으로 지난해 연간 수준을 달성했다. 덴탈 3차원(3D) 프린팅에 활용되는 소재 부문 매출이 급증한 영향이 컸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석경에이티는 크기 및 입자형상 제어, 분산, 표면처리, 정제(고순도화) 등 나노 소재 4대 핵심 기술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들 기술을 기반으로 적용 산업군을 늘리고 있다. 임 대표는 이중에서도 그간의 꾸준한 실적 상승의 비결로 원재료 '고순도화 기술'을 꼽았다. 이 기술을 적용한 제품 판매가 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임 대표는 설명했다.
고순도화 기술은 중국·인도산 광물을 정제해 나노 소재를 확보하는 기술로 원가율을 낮추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실제 석경에이티의 제품 원가율은 2019년 43.3%에서, 2020년 41.8%, 지난해 36.3%로 줄었다. 올해는 상반기 기준으로 30.3%를 나타냈다.
"주주환원 정책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습니다"
회사 측은 5G(5세대)·6G(6세대) 통신에 들어가는 중공 실리카의 상용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관련 특허를 일본에서 2건 등록, 미국에서 1건 출원해 진입장벽을 높였다. 중공 실리카는 5G 신호의 손실을 줄이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소재이나 국내엔 경쟁사가 없다. 5G·6G 기판 소재 시장은 연평균 28%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석경에이티 관계자는 "이르면 내년 상용화가 예상된다"며 "매출이 크게 늘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박진형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방열소재, 반도체·통신용(5G·6G) 실리카 등 이중 한 분야의 양산만 시작되더라도 실적이 대폭 성장할 전망"이라며 "나노 기술 적용 산업의 확장성과 높은 성장성·수익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아직 상장한 지 2년 남짓하지만 당사의 발전 로드맵을 작성해 투자자·주주분들을 대상으로 꾸준하게 IR(투자자 대상 홍보 활동)을 전개해 왔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시장과 소통하면서 회사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른 만큼 신규 사업 등에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시장 관계자 분들의 의견을 지속 경청하고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끝)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