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인구 14억, 2000개 언어…아프리카는 한 나라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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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는 한 나라가 아니다 (Africa Is Not A Country)
오해와 편견의 아프리카 이야기
54개 나라마다 역사·문화 다르지만
대륙 전체를 '비극의 땅'으로만 묘사
'갈등의 씨앗'은 유럽 열강의 식민지화
제멋대로 국경 나누자 영토분쟁 폭발
오해와 편견의 아프리카 이야기
54개 나라마다 역사·문화 다르지만
대륙 전체를 '비극의 땅'으로만 묘사
'갈등의 씨앗'은 유럽 열강의 식민지화
제멋대로 국경 나누자 영토분쟁 폭발
아프리카 하면 무엇이 먼저 생각나는가? 가난, 기근, 질병, 부패, 내전 같은 단어가 먼저 떠오르지 않는가? 우리는 아프리카를 너무 모른다. 부정적인 편견마저 갖고 있다. 아프리카엔 14억 인구가 산다. 54개 나라가 있다. 2000개 이상의 언어를 쓰는 대륙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이 거대한 대륙을 마치 하나의 나라처럼 생각한다.
최근 영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책 <아프리카는 한 나라가 아니다(Africa Is Not A Country)>는 현대 아프리카에 관한 밝고 경쾌한 초상화다. 아프리카에 대한 해로운 편견에 대항한다. 이 대륙이 얼마나 다채롭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 알려준다.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나,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자라고, 현재 런던에 사는 저널리스트 디포 팔로인은 통찰력과 유머 넘치는 책을 통해 아프리카에 대한 일반인의 상식을 깨트린다. 아프리카 여러 나라의 식민지 유산을 조사하는가 하면, 나이지리아 라고스의 활기찬 도시 생활과 서아프리카 국가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최고의 쌀 요리 ‘졸로프’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전을 소개한다. 독재 국가에서도 싹트는 희망찬 민주주의 이야기, 그리고 아프리카를 향한 서구 대중문화의 위험한 고정 관념까지 짚어본다. 19세기 유럽 열강은 아프리카 대륙을 제멋대로 분할했다. 특히 1884년 베를린 회의에서 영국, 프랑스, 포르투갈, 벨기에 등은 기계적으로 아프리카를 나눠 가졌다. 지역의 역사, 문화, 왕국은 무시됐고, 200개 넘는 민족이 임의의 국경에 의해 서로 흩어졌다. 유럽 열강 입장에서 보면 베를린 회의 당시 아프리카의 80%는 ‘주인 없는 땅’이었다. 이후 30년 동안 아프리카의 90%가 유럽 열강의 통제를 받게 됐다. 1950~1960년대에 대륙 곳곳에서 독립운동이 일어나면서 유럽 열강이 임의로 그은 국경은 갈등의 씨앗이 됐다. 실제로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출된 영토 분쟁의 60%가 아프리카에서 발생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짐바브웨는 ‘사상 최악의 독재자’로 불렸던 로버트 무가베에 의해 고통당했다. 소말리아에선 지금도 수십만 명의 난민이 발생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비극은 아프리카 스스로 만들지 않았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대중문화에서 아프리카 전체가 비극의 대륙으로 묘사되고 있다는 점이다. 1984년 영국, 아일랜드의 음악가들과 리코딩 아티스트들로 이뤄진 자선 슈퍼그룹 ‘밴드 에이드(Band Aid)’가 결성됐다. 그들은 에티오피아의 가뭄과 기아 퇴치를 돕기 위한 자선공연을 계획했고 ‘그들은 지금이 크리스마스라는 것을 알까요?(Do They Know It’s Christmas?)’라는 곡을 선보이며 대성공을 거뒀다. 그렇지만 정작 노랫말을 들어보면 아프리카 전체가 공포와 불안, 눈물과 어둠이 지배하는 대륙으로 그려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책은 아프리카 대륙에 속한 나라들이 서로 얼마나 다른지 알려준다. 지리, 역사, 문화, 언어,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 폴란드가 프랑스나 포르투갈과 다르듯, 나이지리아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가나와 분명 다르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최근 영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책 <아프리카는 한 나라가 아니다(Africa Is Not A Country)>는 현대 아프리카에 관한 밝고 경쾌한 초상화다. 아프리카에 대한 해로운 편견에 대항한다. 이 대륙이 얼마나 다채롭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 알려준다. 미국 시카고에서 태어나,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자라고, 현재 런던에 사는 저널리스트 디포 팔로인은 통찰력과 유머 넘치는 책을 통해 아프리카에 대한 일반인의 상식을 깨트린다. 아프리카 여러 나라의 식민지 유산을 조사하는가 하면, 나이지리아 라고스의 활기찬 도시 생활과 서아프리카 국가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최고의 쌀 요리 ‘졸로프’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전을 소개한다. 독재 국가에서도 싹트는 희망찬 민주주의 이야기, 그리고 아프리카를 향한 서구 대중문화의 위험한 고정 관념까지 짚어본다. 19세기 유럽 열강은 아프리카 대륙을 제멋대로 분할했다. 특히 1884년 베를린 회의에서 영국, 프랑스, 포르투갈, 벨기에 등은 기계적으로 아프리카를 나눠 가졌다. 지역의 역사, 문화, 왕국은 무시됐고, 200개 넘는 민족이 임의의 국경에 의해 서로 흩어졌다. 유럽 열강 입장에서 보면 베를린 회의 당시 아프리카의 80%는 ‘주인 없는 땅’이었다. 이후 30년 동안 아프리카의 90%가 유럽 열강의 통제를 받게 됐다. 1950~1960년대에 대륙 곳곳에서 독립운동이 일어나면서 유럽 열강이 임의로 그은 국경은 갈등의 씨앗이 됐다. 실제로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출된 영토 분쟁의 60%가 아프리카에서 발생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짐바브웨는 ‘사상 최악의 독재자’로 불렸던 로버트 무가베에 의해 고통당했다. 소말리아에선 지금도 수십만 명의 난민이 발생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비극은 아프리카 스스로 만들지 않았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대중문화에서 아프리카 전체가 비극의 대륙으로 묘사되고 있다는 점이다. 1984년 영국, 아일랜드의 음악가들과 리코딩 아티스트들로 이뤄진 자선 슈퍼그룹 ‘밴드 에이드(Band Aid)’가 결성됐다. 그들은 에티오피아의 가뭄과 기아 퇴치를 돕기 위한 자선공연을 계획했고 ‘그들은 지금이 크리스마스라는 것을 알까요?(Do They Know It’s Christmas?)’라는 곡을 선보이며 대성공을 거뒀다. 그렇지만 정작 노랫말을 들어보면 아프리카 전체가 공포와 불안, 눈물과 어둠이 지배하는 대륙으로 그려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책은 아프리카 대륙에 속한 나라들이 서로 얼마나 다른지 알려준다. 지리, 역사, 문화, 언어,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 폴란드가 프랑스나 포르투갈과 다르듯, 나이지리아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나 가나와 분명 다르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