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블도 감탄할 광경…제임스웹 망원경이 포착한 '별들의 탄생'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적외선 우주망원경 시대
빅뱅 직후 우주 초기 관측 위해
美 등 30년간 100억불 투입 개발
관측 성능 허블 망원경의 100배
은하 내부·별 탄생 과정 볼 수 있어
올 7월부터 촬영사진 지구로 보내
6500광년 떨어진 독수리 성운 등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우주 보여줘
빅뱅 직후 우주 초기 관측 위해
美 등 30년간 100억불 투입 개발
관측 성능 허블 망원경의 100배
은하 내부·별 탄생 과정 볼 수 있어
올 7월부터 촬영사진 지구로 보내
6500광년 떨어진 독수리 성운 등
이제껏 볼 수 없었던 우주 보여줘
인류가 현재 알고 있는 우주의 나이는 138억 년, 우주의 크기는 138억 광년이다. 이 수치는 어디서 나온 걸까. 지구 상공 550㎞를 돌고 있는 허블 망원경을 통한 우주 관측으로 ‘허블 상수(우주 팽창률)’가 구체화되면서 나왔다. 단일 과학기기로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논문(1만5000편 이상)을 배출한 허블 망원경은 가시광선 영역 관측에 특화된 망원경이다.
지난 7월부터는 인류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경이로운 우주 풍경이 연이어 전송되고 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 근적외선(0.6~5㎛)과 중적외선(5.5~25.5㎛) 영역을 관측해 인류의 시야를 넓힌 덕이다. 미국과 유럽, 캐나다는 이 망원경 제작에 30년간 100억달러 넘게 들였다.
손상모 미국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l) 수석연구원은 28일 “우리는 우주를 들여다보는 가장 강력한 두 눈인 허블과 JWST를 동시에 가진 큰 행운을 누리는 세대”라며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서도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걸 증명하는 날이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JWST는 빅뱅 직후 우주 초기 모습을 직접 관측하기 위해 1989년부터 개발이 시작됐다. 우주 초기의 상태를 보려면 JWST와 같은 적외선 망원경이 필요하다. 먼 우주에서 날아온 별빛은 적외선 영역에서만 볼 수 있다. 우주 팽창에 따른 적색 편이 때문이다. 별들은 탄생 초기엔 자외선이나 가시광선 영역에서 주로 빛을 내지만, 이 빛이 수억 년에 걸쳐 날아 지구에 도달했을 때쯤엔 적외선 쪽으로 쏠리는데 이를 적색 편이라고 한다.
JWST는 주경 1.3m의 육각형 거울 18개를 모아 총 지름 6.5m의 거울로 우주를 본다. 허블 망원경의 거울(2.4m)에 비해 세 배 가까이 크지만, 초경량 베릴륨 금속 등으로 코팅해 질량은 720㎏으로 오히려 허블(828㎏)보다 적다.
2월부터는 초점을 맞추기 위한 18개 거울 정렬 작업이 시작됐다. 거울 정렬에만 2개월이 걸렸다. 이후 2개월 동안엔 시스템 기기 보정 작업을 거쳤다. 그리고 7월 13일(한국시간), 처음 우주 촬영 사진을 보내왔다. 그동안 인류가 포착하지 못했던 용골자리 성운이었다. JWST는 X선 영역에서 활약하는 찬드라 망원경과 협업하면서 허블을 압도하는 해상도의 우주 사진을 쏟아내고 있다. 이달 21일엔 지구로부터 6500광년 떨어진 독수리 성운에서 태어나고 있는 ‘아기별’들의 탄생 과정을 포착해 공개했다.
지구 근처를 돌고 있는 허블과 달리 JWST가 머나먼 L2로 간 이유는 우주 적외선 관측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지구 근처에선 우주 적외선을 제대로 관측하기가 불가능하지만, L2는 우주 적외선 관측에 최적지로 꼽힌다. JWST는 거대한 은색 태양 차단막을 우산처럼 쓰고 항상 태양을 등진 채 우주를 바라보고 있다. 이 차단막 덕에 적외선 감지에 최적인 영하 233도 극저온 환경에서 동작하고 있다.
JWST의 초기 우주 관측 성능은 허블에 비해 100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별 주변 가스구름, 우주먼지를 투과해 기존엔 볼 수 없었던 은하 내부 구조와 별 탄생 과정을 세세히 볼 수 있다. 지구와 같이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을 발견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한국천문연구원 관계자는 “JWST는 집광력이 탁월해 외계 행성의 대기가 어떤 원소로 구성돼 있는지, 생명체의 흔적이 있는지 관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지난 7월부터는 인류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경이로운 우주 풍경이 연이어 전송되고 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 근적외선(0.6~5㎛)과 중적외선(5.5~25.5㎛) 영역을 관측해 인류의 시야를 넓힌 덕이다. 미국과 유럽, 캐나다는 이 망원경 제작에 30년간 100억달러 넘게 들였다.
손상모 미국 우주망원경과학연구소(STScl) 수석연구원은 28일 “우리는 우주를 들여다보는 가장 강력한 두 눈인 허블과 JWST를 동시에 가진 큰 행운을 누리는 세대”라며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서도 생명체가 존재한다는 걸 증명하는 날이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형님’ 허블 뛰어넘는 ‘동생’ JWST
허블 망원경은 1990년 4월 24일 발사됐다. 국제우주정거장(ISS) 등을 통한 수차례 수리와 업그레이드를 통해 카메라, 배터리 등 주요 부품을 교체하며 초기 기대 수명을 훨씬 넘긴 현재까지 인류 주력 망원경으로 활약하고 있다. 허블 망원경을 통해 50억 년 전부터 우주의 팽창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 발견됐다. 이렇게 우주를 팽창시키는 힘을 ‘암흑 에너지’라고 한다. 1998년 발표된 이 연구 성과는 2011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블랙홀을 연구할 때도 허블 망원경이 필요하다. 우주의 26.8%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암흑물질 분포를 알게 된 것도 허블 망원경 덕이다.JWST는 빅뱅 직후 우주 초기 모습을 직접 관측하기 위해 1989년부터 개발이 시작됐다. 우주 초기의 상태를 보려면 JWST와 같은 적외선 망원경이 필요하다. 먼 우주에서 날아온 별빛은 적외선 영역에서만 볼 수 있다. 우주 팽창에 따른 적색 편이 때문이다. 별들은 탄생 초기엔 자외선이나 가시광선 영역에서 주로 빛을 내지만, 이 빛이 수억 년에 걸쳐 날아 지구에 도달했을 때쯤엔 적외선 쪽으로 쏠리는데 이를 적색 편이라고 한다.
JWST는 주경 1.3m의 육각형 거울 18개를 모아 총 지름 6.5m의 거울로 우주를 본다. 허블 망원경의 거울(2.4m)에 비해 세 배 가까이 크지만, 초경량 베릴륨 금속 등으로 코팅해 질량은 720㎏으로 오히려 허블(828㎏)보다 적다.
○우주 역사 매일 새로 써
JWST는 지난해 성탄절에 발사돼 지구로부터 150만㎞ 떨어진 라그랑주 포인트 두 번째 지점(L2)에 올 1월 안착했다. 이후 한 달에 걸쳐 무려 344번의 고비를 넘겼다. 로켓에 싣기 위해 접혀 있던 망원경 주요 구성품을 완전히 펼치는 과정에서다. 이 중 단 하나라도 삐끗하면 임무 수행이 불가능한 상황. 다행히 전원을 공급하는 태양전지판, 극저온 환경을 유지해 주는 은색 태양 차단막, 망원경의 주경과 부경 등이 모두 계획대로 펼쳐졌다.2월부터는 초점을 맞추기 위한 18개 거울 정렬 작업이 시작됐다. 거울 정렬에만 2개월이 걸렸다. 이후 2개월 동안엔 시스템 기기 보정 작업을 거쳤다. 그리고 7월 13일(한국시간), 처음 우주 촬영 사진을 보내왔다. 그동안 인류가 포착하지 못했던 용골자리 성운이었다. JWST는 X선 영역에서 활약하는 찬드라 망원경과 협업하면서 허블을 압도하는 해상도의 우주 사진을 쏟아내고 있다. 이달 21일엔 지구로부터 6500광년 떨어진 독수리 성운에서 태어나고 있는 ‘아기별’들의 탄생 과정을 포착해 공개했다.
지구 근처를 돌고 있는 허블과 달리 JWST가 머나먼 L2로 간 이유는 우주 적외선 관측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지구 근처에선 우주 적외선을 제대로 관측하기가 불가능하지만, L2는 우주 적외선 관측에 최적지로 꼽힌다. JWST는 거대한 은색 태양 차단막을 우산처럼 쓰고 항상 태양을 등진 채 우주를 바라보고 있다. 이 차단막 덕에 적외선 감지에 최적인 영하 233도 극저온 환경에서 동작하고 있다.
JWST의 초기 우주 관측 성능은 허블에 비해 100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별 주변 가스구름, 우주먼지를 투과해 기존엔 볼 수 없었던 은하 내부 구조와 별 탄생 과정을 세세히 볼 수 있다. 지구와 같이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행성을 발견할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한국천문연구원 관계자는 “JWST는 집광력이 탁월해 외계 행성의 대기가 어떤 원소로 구성돼 있는지, 생명체의 흔적이 있는지 관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