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다른 빅테크 기업과 달리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리며 경기침체 속에서 피난처로 주목받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28일(현지시간) "애플은 폭풍 속에서도 비교적 안전한 항구처럼 보인다"고 언급했다. 모건스탠리는 "다른 기업들이 실적시즌에 어려움을 겪는 것에 비해 애플이 지난 분기에는 시장의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올렸다"며 "애플은 최고의 빵"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음 분기 자체 전망치를 보면 애플 생태계의 지속성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날 애플은 지난 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아이폰과 서비스 분야의 매출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지만 전반적으로 기대 이상의 실적이었다.

경기 침체 속에서 경쟁사들의 매출은 줄어들고 있지만 애플의 하드웨어와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는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맥 사업부는 전세계 다른 경쟁 PC업체의 PC 판매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홀로 25%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휴대폰 분야에서도 홀로 성장세를 나타냈다. 시장조사기관 캐널리스에 따르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3분기에 9% 줄었지만 애플의 아이폰은 가격이 비싼 프리미엄폰에 치중됐음에도 불구하고 출하량이 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웬은 "프리미엄 기기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다"며 "다른 브랜드의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개발도상국 시장에서도 애플 제품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고 말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거시경제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애플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피난처"라며 "애플이 일부 서비스 등의 가격을 올렸음에도 전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다른 빅테크 업체들은 실적 발표 후 주가가 크게 떨어져 애플과 대비됐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은 24일 실적 발표 후 25일 주가 하락을 경험했다. 메타플랫폼의 주가는 26일 24% 하락했고, 아마존은 27일 약 10% 가량 하락한 채 거래되고 있다. 메타는 메타버스에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밝히면서 현금흐름 감소를 예고했고, 알파벳은 유튜브의 사상 첫 매출 감소를 공개하며 광고 판매 둔화를 알렸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성장 사업인 클라우드의 수익이 기대 이하였고, 아마존은 이익 감소와 4분기 실적 약세를 예상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