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전국 최초로 7개교에 조성, 3개교 구축 중…조성과정 담은 책 발간
학교에서 마음이 힘들 땐 '정서지원공간'에서 안정 찾아요
제주시 백록초등학교에 지난 2020년 11월 전국 최초의 학교 정서지원공간인 '백록마을'이 문을 열었다.

제주의 전통 가옥처럼 안거리·밖거리로 공간을 나누고 제주의 옛날 대문인 '정낭' 모양 출입문과 돌멩이 모양 소품을 배치해 지역색을 담았고, 또래 친구들이 함께 들어가 이야기를 나누거나 쉴 수 있는 '호끌락 다락'도 마련됐다.

벽에는 대형 타공판과 주판이 설치돼 학생들이 놀잇감으로 쓰거나 직접 공간을 꾸며볼 수 있도록 했고, 앉거나 편히 누울 수 있는 곳도 마련돼 집처럼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했다.

서귀포시 효돈중에는 교목인 담팔수 아래서 쉬는 듯한 편안한 느낌의 공간인 '담팔수 그늘 아래'가 조성됐다.

커다란 담팔수 위에 오두막을 지어놓은 듯한 공간과 계단을 활용한 공간 높낮이의 다양함이 학생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표선중에는 학교의 공간적 특성을 살려 네개 층을 수직으로 연결한 '몽글마당'이, 제주외고에는 기숙학교인 점을 고려해 빡빡한 학교생활에서 자신을 스스로 성찰하고 정서적 안정을 취하며 지식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깨달음의 숲'이 각각 만들어졌다.

대정여고에는 카페처럼 친구들과 다양한 활동과 교류를 할 수 있는 공간인 '카페 나르시수스', 월랑초에는 도심에 있는 학교 환경의 한계를 벗어나고자 구름·언덕·동굴 등 외부 자연환경의 모티브를 반영한 '월랑꿈터'가 각각 조성됐다.

학교에서 마음이 힘들 땐 '정서지원공간'에서 안정 찾아요
정서지원공간을 이용해본 학생들은 "학교에도 집에서 느낄 수 있는 편안함, 즐거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생긴 것 같아 좋았다", "친구들과 함께 가면 즐겁게 놀 수 있는 공간, 혼자 가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된다", "편안한 안식처, 아지트 같은 공간이다" 등의 의견을 전했다.

제주도교육청이 전국 최초로 구축해 온 정서지원공간은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자신의 정서를 돌볼 수 있는 공간으로, 정서 행동 조절에 어려움을 보이는 학생뿐 아니라 모든 학생의 안정과 심리 회복을 돕는 자기 돌봄 치유공간이다.

갈등이나 위기 상황에서 누구라도 느낄 수 있는 슬픔, 외로움, 분노와 같은 감정을 무조건 억압하기보다는 감정의 폭풍이 지나갈 때까지 몸과 마음을 돌볼 수 있는 안전 기지로써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고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학생, 교직원, 학부모 등 교육공동체 의견을 반영한 '참여 설계'로 추진됐으며 공간 디렉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시설 전문가 등 각 분야 전문가도 함께했다.

2020년부터 올해 2월까지 백록초, 월랑초, 김녕중, 표선중, 효돈중, 대정여고, 제주외고 등 도내 7개교에 정서지원공간이 마련됐으며 올해 현재 광양초, 무릉초·중, 서귀중앙여중 등 3곳에 구축 중이다.

학교에서 마음이 힘들 땐 '정서지원공간'에서 안정 찾아요
제주도교육청은 이처럼 전국 최초로 구축해 온 학교 정서지원공간이 결실을 보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고마운 내 친구, 학교'를 발간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책은 정서지원공간에 대한 이해를 돕는 '공간 이야기'와 세부적인 구축 과정을 담은 '부록' 등 2권으로 구성됐다.

김광수 교육감은 발간사를 통해 "정서지원공간은 정서적으로 어려운 학생을 위한 안전 지원망을 공간으로까지 확장하려는 시도며,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고루 돌보자는 제주교육의 가치를 실현한 결과"라고 말했다.

조성진 교육청 학생건강증진추진단장은 "정서지원공간은 자기 조절의 본질과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배움터이자 자신을 가치 있는 존재로 지킬 수 있는 안식처"라며 앞으로 도내 학교에 정서지원공간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교에서 마음이 힘들 땐 '정서지원공간'에서 안정 찾아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