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연내 유럽에 최신 전술핵 무기를 배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러시아가 이같은 움직임을 향후 군사 계획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29일(현지시간) 자국 관영 리아 노보스티 통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유럽에서 벌어지는 핵무기 현대화 계획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루슈코 차관은 "미국은 핵무기를 현대화하고 있다. 정확성을 높이고 핵전하의 파워를 줄였다"며 "그 결과 이 무기들은 전장용 무기로 탈바꿈해 '핵 문턱'을 낮추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는 이미 동맹의 군사 계획에서 핵 요소를 강화하기로 했다"며 "러시아는 이러한 움직임을 향후 군사 계획에 반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지난 26일 미국이 내년 봄으로 예정됐던 개량형 전술 핵무기 B61-12의 나토 유럽 기지 배치를 오는 12월로 앞당긴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수주 내로 최신 전술핵무기 수십 기가 나토 유럽 기지에 배치될 수 있다.

B61-12는 0.3kt(킬로톤: 1킬로톤=TNT 폭약 1000t의 폭발력), 1.5kt, 10kt, 50kt 등 파괴력을 조정할 수 있는 핵무기다. 폭발력 조절은 물론 정밀 타격이 가능한 만큼 미국 보유 무기 중 가장 유능한 무기로 꼽힌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미국이 최신 전술핵 무기 배치 시기를 앞당긴 데 대해선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나토의 핵무기 강화 작업에 속도를 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