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이벤트, 군중 관리할 기획·인력 필요"
핼러윈을 앞두고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대형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대형 행사에는 군중을 관리할 수 있는 프로세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30일 이번 압사사고와 관련한 군중 안전 문제 전문가들의 진단을 보도했다.

군중 시뮬레이션과 바이오정보학을 연구하는 마틴 에이머스 영국 잉글랜드 노섬브리아대 교수는 "대형 이벤트에는 군중을 관리할 수 있도록 적절한 기획과 훈련된 인력이 필요하다"며 "일반적인 관점에서, 위험하게 높은 군중 밀집도를 예측·감지·방지하는 적절한 군중 관리 프로세스가 정립되지 않는 한 이러한 일들은 계속 발생할 것"이라고 했다.

영국 잉글랜드 서퍽대 방문교수이자 군중 안전 문제 전문가인 G. 키스 스틸 교수는 "이런 사고가 좁고 사방이 막힌 곳에 사람들이 빽빽 들어찬 상태에서 미는 것 같은 움직임이 있어 군중이 넘어질 때 일어난다. 도미노효과와 같다"며 "밀폐된 공간에 있다면 군중 전체가 하나처럼 넘어지고, 사람들이 다시 일어설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외부활동이 제한됐던 상황도 문제라는 점도 짚었다. 윌 리플리 CNN 기자는 3년 만에 코로나19 관련 제한이 없는 첫 핼러윈 행사였다는 점을 언급하며 "마스크 착용 의무도, 군중 규모에 관한 제한도 없었다. 조심해야 한다고 말하는 확성기 경고가 있었다"고 했다.

한편 소방당국에 따르면 30일 오전 9시 기준 사망자 151명, 부상자 82명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자수는 이날 새벽(149명) 기준보다 2명 더 늘었으며, 부상자 수는 8명 더 늘었다. 또한 부상자 중에는 중증환자가 19명이 포함돼 있어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