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인명사고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이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인명사고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원 압사 사고 사망자 151명 중 140명의 신원이 확인되는 등 사고 수습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현장에서 사고를 지켜본 이들의 목격담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논란이 된 한 영상에는 이태원 해밀톤호텔 옆 비좁은 길에 인파가 가득 찬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입추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일부 사람이 깔리자 주위 사람들은 뒤로 물러서라는 의미로 "뒤로! 뒤로"라고 소리를 쳤다. 하지만 경사로 위에서는 여전히 "밀어! 밀어"라고 말하는 모습이었다. 일부러 행인들을 미는 남성 5~6명이 있었다는 증언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 "내가 장난으로 밀어서 이렇게 됐다"고 주장하는 네티즌도 등장했다.

일각에서는 "장난치듯 미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사진=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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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사고 현장에 있었다는 용산구 주민 김 모씨(남·30)는 "이곳에 몇십년간 살았고 사고가 일어난 지점 특성상 경사가 져서 사람들이 쉽게 밀릴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런데 이동하지 못하는 와중에 경사진 골목에서 서로 밀치는 등 장난을 치는 사람도 있었다"고 전했다.

현장에 있었던 다른 시민들 역시 이동이 막힌 상황에서 빨리 앞으로 가라며 서로 욕을 하거나 미는 행위가 오갔다고 밝혔다.

당시 현장 인근에 있었다던 베트남인 A 씨(남·37)는 "경사진 곳에 사람이 몰리다 보니 밀렸지만 당시 몇 명이 살려달라며 소리 지르는 와중에도 "우리가 더 힘 세"다며 밀치는 등의 장난을 치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밀어 밀어'라고 하며 사고를 키웠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뒤에서 사고 난 걸 아예 몰랐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뒤로 가라는 의미로 '뒤로'라고 다들 외쳤지만 맨 뒷사람들은 잘못 듣고 '밀어'라고 외쳤는데 그게 영상에 담겼다"고 부연했다.

또 다른 목격자는 "다들 어떻게든 구하려고 했지만 손을 쓸 수 없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출동한 구급차 옆에서 노래에 맞춰 흥겹게 떼창을 한 이들에 대해 공분이 쏟아졌지만 현장 목격자들은 "큰 길가에서는 사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웠다", "소방차가 몰려드는 걸 봤는데 집에 와서야 압사 사고가 벌어진 걸 알았다"는 후기도 있었다.

이미나/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