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채권시장 불안으로 금융채 금리가 치솟으면서 이와 연동되는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금리 상단이 모두 연 7% 중반에 육박하는 등 차주들의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형 금리는 지난 28일 기준 연 5.36~7.43%, 변동형 금리는 연 4.97~7.49%로 집계됐다. 주담대 금리 상단이 연 7% 선을 뚫은 지 두 달도 안 돼 연 7% 중반까지 근접했다. 신용대출도 마찬가지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연 5.93~7.35%로 상단이 7% 중반을 향하고 있다. 전세자금대출 최고 금리도 지난주 7%를 넘어선 데 이어 불과 며칠 만에 7%대 중반(7.35%)에 다가서고 있다.

지난달 말 강원 레고랜드 사태를 계기로 채권시장이 경색되면서 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금융채 금리가 크게 올랐다. 은행 신용대출이나 일부 주담대 상품과 연동되는 신용등급 AAA급 금융채 6개월 만기 금리는 지난 28일 연 4.42%로, 2009년 1월 2일(4.56%) 후 13년9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주담대 고정금리와 연동되는 금융채 AAA급 5년 만기도 21일 연 5.46%로 2010년 2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 같은 가계대출 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세 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은 데다 추가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면서 한국은행도 다음달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또다시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선택할 공산이 크다.

은행권 관계자는 “Fed가 다음달 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기조를 바꾸지 않는 한 올 연말까지 은행 대출 금리가 연 8% 선을 훌쩍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