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 제프 베이조스 등 미국 빅테크 업계 상위 20명 부호의 재산이 연초 대비 4800억달러(약 684조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S&P500지수에 편입된 기업 가치를 전부 합한 것과 맞먹는 규모다.

지난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빅테크 기업을 거느린 부자들이 최근 약세장에서 천문학적 규모의 재산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과 어닝쇼크가 겹쳐 이들 기업의 주가가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의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의 보유 자산은 올 들어 870억달러(약 124조원) 쪼그라들며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올해 초만 해도 전체 부자 6위였던 저커버그는 3분기 어닝쇼크와 신사업 메타버스의 미래에 대한 의구심이 커져 28위까지 밀려났다.

머스크 테슬라 CEO와 아마존 창업자 베이조스 이사회 의장은 각각 580억달러(약 83조원) 정도의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을 공동 창업한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도 400억달러(약 57조원)씩 재산이 줄었다.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는 93억달러(약 13조원) 감소했다.

빅테크 부호 20인 중 올 들어 재산이 늘어난 이는 틱톡을 만든 바이트댄스 창업자 장이밍(104억달러·약 15조원), 로버트 페라 유비퀴티 CEO(13억달러·약 2조원) 두 명뿐이었다. WSJ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만 해도 억만장자가 30시간에 한 명씩 탄생했다. 높은 성장을 구가했던 정보기술(IT) 업계가 고물가와 금리 상승, 디지털 광고 성장 둔화로 고통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빅테크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몰려 있었던 지난주(24~28일) 한 주간 메타와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총액은 총 3500억달러(약 499조원) 줄어들었다. 아마존과 메타의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감소했다. 아마존 시가총액은 1615억달러, 메타는 816억달러 줄었다. 알파벳도 588억달러 감소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