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5%를 기록했다고 홍콩 정부가 31일 밝혔다.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다. 앞서 홍콩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1.3%, 1분기 경제 성장률은 -3.9%였다.

이번 수치는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추정치인 -0.8%를 크게 하회한 결과다. -9%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2020년 2분기 이후 최악의 지표이기도 하다.

홍콩 경제가 본격적인 침체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시장에서는 2분기 이상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면 경기 침체로 정의한다.

홍콩 정부는 3분기 경제 성장률 악화의 원인으로 제로 코로나 등으로 촉발된 외부 환경 악화와 국내 수요 둔화를 꼽았다.

홍콩은 중국과 유사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면서 외국인 인재들의 이탈이 심화하고 이에 정부는 지난 9월 말 3년 가까이 이어온 입국자에 대한 호텔 격리 정책을 폐지했다. 하지만 여전히 입국자는 사흘간 식당 등에 출입할 수 없게 하는 등 여러 방역 규정을 유지하면서 외국인들의 유입과 투자 확대에 난항을 겪고 있다.

투자은행 나티시스의 게리 응 애널리스트는 "홍콩은 스스로 가한 제로 코로나 정책, 고금리, 약화한 외부 수요의 퍼펙트 스톰에 직면했다"며 "3분기 경제 성장률이 더 악화한 것은 부동산 시장 둔화와 소비 정체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