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이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3000억원을 돌파했다. 1일 증권가에선 임상개발 관련 비용 증가에도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수출 확대와 ‘펙수클루’ 등 전문의약품(ETC)의 성장이 실적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대웅제약의 올 3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3319억원, 영업이익은 30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2%와 32.5% 증가한 수치다.

별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7%와 26.7% 늘어난 3014억원과 303억원이었다. 시장 예상치(컨센서스)에 부합하는 호실적이다.
“대웅제약, 비용 증가에도 3분기 실적 성장”
나보타와 수익성이 높은 ETC 제품군이 성장했다. 이동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ETC 사업부문에서는 펙수클루를 포함한 수익성 높은 제품의 매출 비중이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며 “나보타는 수출 호조와 환율효과가 더해지면서 분기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고 말했다.

2022년 3분기 나보타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3.3% 급증한 404억원을 기록했다. 국내는 78억원으로 15.5% 늘었고, 수출은 326억원으로 130.2% 증가했다. 임윤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나보타의 북미 매출이 두 배 이상 늘었다”며 “나보타는 지난 9월 영국에서 출시됐고, 독일 오스트리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나보타는 출시 국가를 늘려가며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 보톡스 시장은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지만 나보타는 출시 국가를 늘려가며 구조적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라며 “중국의 경우 임상 3상 종료 후 인허가 절차가 진행되고 있어, 빠르면 내년 상반기 출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출시한 ‘펙수클루’는 3분기에 58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연간 100억원대 매출이 확실시된다”며 “국내 프로톤펌프억제제(PPI)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며 대형품목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임 연구원은 “펙수클루는 올 4분기 위염으로 적응증을 확대함에 따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성장할 것”이라며 “출시 3~4년차에 연간 매출 1000억원 돌파가 목표”라고 했다.

다만 올 3분기엔 비용이 늘면서 수익성은 낮아졌다. 박종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인한 매출총이익률(GPM) 하락과 판관비 상승으로, 2분기보다 영업이익률은 1.4%포인트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의 3분기 연구개발비는 3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7% 증가했다. 매출의 11.9%를 차지했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구비는 2분기보다 30억원이 늘어나는 등 판관비 증가에 크게 영향을 줬다”며 “당뇨신약 ‘엔블로’, 특발성 폐섬유증 신약 ‘DWN12088’ 개발 등으로 올해부터 연구비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유사한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웅제약, 비용 증가에도 3분기 실적 성장”
증권사들은 대웅제약이 4분기에도 성장을 이어가면서 연간으로도 호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하 연구원은 “4분기에도 ETC 매출은 6% 내외 성장하고, 수출 호조와 수익성 증가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나보타는 북미 수출뿐 아니라 브라질 등에서의 성장세가 긍정적”이라며 “비록 북미보다 수익성은 낮을 수 있지만 내년 독일 오스트리아 등 유럽 및 중국, 호주의 출시가 예상돼 추가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박 연구원은 “실적 외에 신약 가치도 부여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을 포함한 다국가 2상을 승인받은 DWN12088은 내년에 중간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고 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