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SNS에는 '베트남 이태원 조롱 코스프레', '베트남에서 이태원 참사 조롱함' 등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핼러윈을 앞둔 주말 베트남에서 일부 시민들이 거리에서 이태원 압사 사고를 조롱하는 듯한 코스프레를 했다는 주장이다. 공유된 사진에는 한 시민이 몸 전체에 돗자리를 덮은 채 길 위에 누워있고 그 앞에는 향이 놓여있다. 주변을 지나던 일부 시민들은 이 앞에 멈춰 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악마 같다", "조롱이 선을 넘었다" 등 분통을 터뜨렸다.
하지만 한경닷컴 확인 결과, 이는 이태원 참사 사건이 아니라 베트남 내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오토바이 사망 사고를 코스프레한 것이라는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 오토바이 사고가 발생했을 때 돗자리로 사망자를 가리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현지 외신에서 찾을 수 있다. 현지인도 "베트남에서 사람이 도로에서 사망한 것을 두고 한 코스프레"라면서 "한국과는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
10년째 베트남 주재원 생활을 하고 있다는 한 누리꾼은 "오토바이 사고로 죽으면 저렇게 거적때기 덮어 놓은 것을 코스프레한 것 같다"면서 "요즘은 흰 천을 덮기는 하는데 아마 여기서 한 10번 이상 도로에서 (사진과 비슷한 모습으로 사람이) 죽은 것을 봤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진과 비슷한 코스프레도 2018년부터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외신에 따르면 베트남 교통 안전위원회가 지난 2016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베트남인의 수는 매년 약 9000명 정도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24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셈이다. 이는 오토바이가 주요 교통수단인 베트남 문화와 무관하지 않다. 베트남 정부도 이러한 부분을 감안해 2030년부터 5개 중앙정부 직할시에서 오토바이 운행을 전면 중단할 것이라는 방침을 지난 4월 발표한 바 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