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서 한 달 16곳 문 닫아…인건비 절약 등 자구책 모색

"작년 가을 20건 정도 이뤄지던 거래가 10분의 1로 쪼그라들었어요. 이대로 가다가는 사무실 문을 닫아야 할 판이에요"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부동산중개업소를 운영하는 A씨는 최근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움츠러들면서 걱정이 커지고 있다.
"10월 달랑 1건 매매"…거래 절벽에 중개업소도 '벼랑 끝'
신도시에 자리 잡은 그의 사무실은 아파트 중개를 주로 한다.

그러나 최근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사무실 임차료 조차 건지기 힘든 상황이 됐다.

그는 10월 한 달 동안 일요일을 뺀 매일 사무실 문을 열고도 달랑 1건의 아파트 매매 계약서를 썼다.

공인중개사가 된 이후 10년 동안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최악의 불황이다.

A씨는 "4억원 짜리 아파트 매매계약서를 써주고 수수료 160만원을 받은 게 전부"라며 "이 돈으로 120만원의 사무실 임차료와 각종 공과금 내기도 버거운 상황"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인근 부동산사무소도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공인중개사 B씨는 "사무소를 문 닫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지만 사무소 임차 기간이 남아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한다"며 "적자를 줄이기 위해 오랫동안 함께 일한 직원도 내보냈다"고 하소연했다.
"10월 달랑 1건 매매"…거래 절벽에 중개업소도 '벼랑 끝'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지난 9월 청주의 아파트 거래량은 554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1천478건)보다 62.2% 감소했다.

2020년 6월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거래 절벽'이 현실화한 그 해 8월(545건)과 비슷하다.

충북 전체 거래량도 지난 5월 2천166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6월 1천599건, 7월 1천261건, 8월 1천134건, 9월 1천99건으로 계속 내려앉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고금리 부담과 침체의 늪에 빠진 경기가 당분간 되살아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매수심리를 짓누른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런 상황 속에 문 닫는 중개업소도 늘고 있다.

올해 1∼9월 폐업(휴업)한 충북지역 중개업소는 146곳이다.

한 달 16곳 넘게 문을 닫는 셈이다.

윤창규 공인중개사협회 충북지부장은 "어려움을 호소하는 회원들의 목소리가 심심찮게 들려오지만, 협회 차원에서 딱히 도울 방법이 없다"며 "정부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련 규제를 완화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10월 달랑 1건 매매"…거래 절벽에 중개업소도 '벼랑 끝'
정부는 작년 하반기부터 가계부채 억제를 위해 DSR을 통해 대출 한도를 정하고 있다.

DSR이란 소득 대비 갚아야 할 원리금 비율을 뜻하는 지표다.

금융기관은 이를 통해 대출자의 상환능력을 가늠한다.

지난 7월부터 총 대출액이 1억원을 초과하는 경우 소득 대비 갚아야 할 원리금이 40%를 넘지 않도록 대출에 제한을 받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