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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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서울시장으로서 이번 사고에 대해 무한한 책임을 느끼며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 후 3일 만에 나온 공식 사과다. 오 시장은 사과 담화문 발표 중간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어제까지는 현장과 부상자들이 있는 병원을 방문하고 관련 회의를 하느라 경황이 없었다"며 "언제 사죄의 말씀을 드리나 계속 고민했는데 어제 병원에서 만났던 한 시민의 어린 딸이 오늘 아침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결심이 섰다. 사죄의 말씀 늦어 죄송하다"고 했다. 이어 "모든 장례절차가 마무리되고 유가족과 부상자, 이번 사고로 슬픔을 느끼고 계신 모든 시민분들이 일상을 회복할 수 있을 때까지 모든 행정력을 투입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밀집하는 장소나 행사에 대해서도 안전사고 위험이 없도록 지금부터 촘촘히 챙기고 정부와 함께 관련 제도를 완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이와 같은 참담한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의 사고 예방대책이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한 시민단체 고발로 조만간 수사가 진행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책임소재가 밝혀질 것"이라며 "그 수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그 부분까지 언급하는 건 순서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시 담당사무나 해당 기초지자체인 용산구에 대한 감사 추진에 대해선 "감사 부서에 알아보니 자치사무의 경우 감사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추후에 추가적인 검토를 거쳐 자치구 감사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서울시 해당 부서의 책임 역시 결국 수사로 결론나게 돼있기때문에 시간을 갖고 지켜봐달라"고 했다.

오 시장은 또 "내부적으로 서울시 안전총괄실의 존재이유와 구성, 역할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며 "앞으로 기구 개편이나 역할, 임무에 대한 변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와 같은 대형 재난을 막기 위해 지자체와 경찰간 유기적인 협조체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밝혔다. 오 시장은 "오늘 아침 국무회의때도 얘기가 나왔는데 앞으로 서울시와 경찰이 앞으로 어떻게 유기적인 협조체제 더욱 촘촘하게 만들어갈지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