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지수가 41일 만에 2300선을 탈환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라는 기대와 ‘차이나 리스크’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가의 증시 전망은 엇갈린다. 바닥을 “곧 지난다”는 예상과 “아직 멀었다”는 전망이 맞붙고 있다.
"코스피 이달 바닥" vs "여전히 악재 많다"

41일 만에 2300선 탈환

1일 코스피지수는 1.81% 오른 2335.22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가 종가 기준 2300선을 넘긴 것은 지난 9월 22일 이후 41일 만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4297억원, 1943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개인은 723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지수는 국내 기업의 부진한 3분기 실적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6.41% 상승했다. Fed가 이달 이후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데다 중국 증시를 빠져나온 외국인 자금이 국내로 들어오면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외국인은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237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Fed가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란 기대가 현재 증시 상승세를 이끄는 가장 큰 동력”이라며 “실적 하향 우려가 이미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된 점도 상승 전환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시 전망은 엇갈려

증권사들의 증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기업 이익 감소로 추가 하락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견과 바닥을 지나 반등할 것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날 코스피지수의 이달 예상 변동폭(밴드)을 2100~2300포인트로 제시했다. 삼성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2100~2400포인트, KB증권은 2180~2430포인트로 전망했다.

대신증권은 코스피지수가 최악의 경우 2050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데드캣 바운스(증시 폭락 후 일시적 상승 전환)’가 일어나면서 잠시 상승세가 나타났지만, 기업들의 3분기 영업이익 감소가 이어지며 중장기적 하락 추세가 뚜렷해졌다는 설명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68개 기업의 영업이익은 26조1465억원으로 전년 동기 36조789억원 대비 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와 반도체 등이 바닥권이라는 인식으로 최근 상승세가 펼쳐졌지만, 거시적인 경제 환경은 여전히 악재가 많다”며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보다 역성장을 더욱 고려해야 할 때”라고 분석했다.

반면 삼성증권은 국내 증시가 곧 바닥을 지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Fed가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지 않을 것이라는 가정까지 고려하더라도 현재 주가 수준이 이미 경기 경착륙 우려를 상당 부분 반영했기 때문에 추가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달 증시는 과매도 구간 정점을 통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국내외 3분기 실적 시즌의 선방 여부, 10월 물가지표가 증시 안정 여부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