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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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대시, 우버 등 미국 배달업체들의 주가가 최근 고전하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로 음식 주문 수요가 줄어 실적이 나빠질 것이란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배달(도어대시, 우버), 스트리밍(넷플릭스, 스포티파이), 맞춤형 광고(스냅, 메타) 등 플랫폼에 기반한 기술주의 성장이 한계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올 들어 70% 추락한 도어대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도어대시 주가는 전일 대비 7.50% 급락한 43.5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달 14일 기록한 연중 최저치(43.06달러)에 근접했다. 지난달 S&P500지수가 8% 상승하는 랠리를 펼쳤지만 도어대시 주가는 오히려 12% 하락했다. 연초(1월 3일)에 비해선 70% 떨어졌다. 도어대시는 올 3분기 기준 미국 음식 주문 시장 점유율 56%를 차지하는 최대 배달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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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실적 전망도 비관적이다. 시장조사업체 이핏데이터에 따르면 도어대시의 평균 주문 액수와 주문 건수는 8~9월 두 달 연속 감소했다. 실적 부진 우려에 JP모간은 도어대시의 목표주가를 105달러에서 70달러로 낮췄다. JP모간은 “온라인 음식 주문에 대한 전반적인 소비 심리가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2위 음식 배달업체 우버 주가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우버 주가는 전일 대비 3.38% 하락한 26.57달러를 기록했다. 연초 대비 주가가 40% 빠졌다. 코로나19 확산 때 차량공유 사업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확장했던 음식 배달 사업이 투자자의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연내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던 식료품 배달업체 인스타카트도 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상장을 연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3월 240억달러(약 34조원)로 평가됐지만 지난달엔 130억달러(약 18조4000억원)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기술 우위 없는 플랫폼 성장 한계”

플랫폼 사업의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경제전문매체인 이코노미스트는 “배달(도어대시, 우버), 스트리밍(넷플릭스, 스포티파이), 맞춤형 광고(스냅, 메타) 등 플랫폼업계가 세 가지 함정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먼저 ‘사용자 수가 늘면 상품 가치도 오른다’는 네트워크 효과에 대한 맹신을 지적했다. 플랫폼 기업들이 사업 확장을 위해 이용자 수 확대에 집중한 게 결과적으로 경쟁 심화로 인한 수익성 저하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기술 진입장벽이 낮다는 점도 플랫폼산업의 성장 한계 요인으로 꼽힌다. 이코노미스트는 “플랫폼 사업의 비교적 단순한 사업 모델은 자본만 충분하다면 후속 사업자도 쉽게 모방할 수 있다”며 “우버가 미국에서 리프트, 중국에서 디디, 동남아시아에서 그랩과 같은 경쟁자와 맞붙게 된 이유”라고 분석했다.

사업 기반이 되는 앱 플랫폼을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의 앱스토어에 의존해 운영해야 한다는 점도 한계다. 스포티파이는 아이폰을 통해 이뤄지는 결제액의 15% 이상을 애플에 수수료로 주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의 과점이 플랫폼업계에 실존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