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폴리텍대 항공캠퍼스를 찾은 이종현 연구원(왼쪽)과 항공전기전자정비과 윤근수 교수. 사진=폴리텍
한국폴리텍대 항공캠퍼스를 찾은 이종현 연구원(왼쪽)과 항공전기전자정비과 윤근수 교수. 사진=폴리텍
지난 21일 경남 사천에서 열린 2022 사천에어쇼에서 최초의 국산 전투기 KF-21이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제자와 지도교수가 나란히 KF-21 개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KAI) 종합군수지원 소속의 이종현 연구원(28세)과 윤근수 한국폴리텍대 항공캠퍼스 항공전기전자정비과 교수(47세)가 주인공이다.

2일 폴리텍에 따르면 이들은 사제 지간이자 선후배 연구원으로 국산 전투기 개발 분야에서 혁혁한 기여를 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4년제 대학 항공정보통신과를 다니다 자퇴하고 2017년 윤 교수가 재직 중인 폴리텍대 항공캠퍼스 항공전기전자정비과에 입학했다. 이론 수업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실무능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에 폴리텍대를 선택한 것.

항공 캠퍼스는 국토교통부에서 항공정비사 양성 교육기관으로 지정한 고등교육기관 20개 중 가장 오랜 역사를 가졌다. 2001년 개교 이후 20여년간 항공 기술 인력 3954명을 배출했다.

이 연구원도 2019년 폴리텍대를 졸업하고 능력을 인정받아 KAI 협력사에 입사해 무장 통신장비를 개발하는 전투기 엔지니어로 경력을 쌓았다.

자신의 진로를 전투기 개발 분야로 진출한 데에는 지도교수인 윤 교수의 영향이 컸다. 이 연구원은 "입학 후 소그룹 지도교수제를 통해 진로를 구체화하면서 전투기 개발 분야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윤 교수 역시 KAI에 재직하면서 국내 최초 경전투기 FA-50과 고등훈련기(T-50I)의 핵심 소프트웨어인 화력 제어 비행운용 프로그램(FC OFP) 연구개발에 4년간 참여하는 등, 군용항공기 핵심 기술 개발자로 손꼽힌다.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항공전자 소프트웨어 영역을 국내 기술로 대체하면서, 차세대한국형 전투기 개발에 혁혁한 공을 세운 인물로 평가받는다.

윤 교수는 현재 KF-21 항공전자·비행훈련 장비·임무 지원체계 분야 기술 검토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제자인 이종현 연구원이 속한 KAI와 기술 교류가 잦을 수밖에 없다.

윤 교수는 “국내 최초 항공기 정비, 수리, 분해조립 전문 업체인 한국항공서비스(KAEMS)는 신규직원 절반가량을 폴리텍대에서 채용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도 “군용항공기 개발 경험이 풍부한 수업을 들으면서, 종합적 무기체계 개발에 대한 기본 역량을 기르는 계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폴리텍대는 오는 7일부터 2년제 학위과정 수시 2차 모집을 시작한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