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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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사상 처음으로 동해상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그간 해안포와 방사포를 NLL 이남으로 쏜 적은 있으나 탄도미사일은 처음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은 2일 오전 8시51분께 북한이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3발을 포착했으며 이 중 1발은 동해 NLL 이남 공해상에 떨어졌다. 미사일은 NLL 이남 26㎞, 속초 동방 57㎞, 울릉도 서북방 167㎞에 낙하했다.

공해상이기는 하지만 영해가 기준선에서 12해리(약 22㎞)임을 고려하면 영해에 대단히 근접해 떨어졌다. 나머지 2발은 남쪽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울릉군에 공습경보...일부 주민 긴급 대피

미사일 방향이 울릉도 쪽이었던 까닭에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 및 탄도탄 경보 레이더 등과 연계된 중앙민방위 경보통제센터에서 자동으로 울릉군에 공습경보를 발령했다.

울릉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55분쯤 울릉 전역에 공습경보 사이렌이 발령됐다. 주민들은 사이렌이 2~3분간 이어졌다고 전했다. 공습경보는 오전 9시8분쯤 해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이렌이 발령되자 울릉군 공무원을 비롯해 일부 주민은 긴급하게 지하공간 등으로 대피했다.

경찰은 각 초소 등에서 상황을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기관이나 군, 경찰 당국은 공습경보가 발령된 뒤 사태를 파악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공중훈련에 반발한 듯...군, 경계 태세, 화력 대기 태세 격상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울릉도가 포함된 남쪽으로 발사한 것은 사실상 처음인 것으로 파악된다.

군은 추가적 상황을 포착하고 경계 태세 및 화력 대기 태세를 격상해서 대응 중이다. 군은 "북한의 도발 행위를 결코 묵과할 수 없으며,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는 지난달 31일부터 닷새 일정으로 F-35A, F-35B 스텔스 전투기 등 240여 대를 동원해 대규모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을 진행하고 있어서 북한은 이를 빌미로 도발했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급 핵 추진 잠수함 키웨스트함(SSN-722·6000톤 급)은 부산항으로 입항한 상태로, 북한은 미국 전략자산 전개에 아랑곳하지 않고 도발을 감행했다.

박정천 북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오전 한미가 북한을 겨냥해 무력을 사용할 경우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은 9·19 군사합의를 위배하는 방식의 포병 사격 도발을 지난달 14일 하루에만 5회, 18∼19일에 걸쳐 3회, 24일 1회 감행하면서 저강도 무력 시위를 이어왔다.

북한은 올해 들어 탄도미사일을 26차례 쐈고, 순항미사일을 3차례 발사한 것이 언론에 공개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미사일 발사로만 보면 15번째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