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청 합동분향소 명칭 '사고 사망자'→'참사 희생자'로 변경

이태원 참사 발생 닷새째인 2일 경기도 내 합동분향소마다 추모객들의 발길이 종일 이어졌다.

[이태원 참사] "사고 없는 세상에서 영면하소서"…경기 분향소 추모행렬
지난달 31일 용인시청 로비에 설치된 분향소에는 이날 정오까지 300여명의 시민이 찾아 허망하게 떠난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조문록은 '다시는 이런 안타까운 인재가 일어나지 않길 바랍니다', '못다 이룬 꿈 하늘나라에서 꼭 이루시고, 사고 없는 세상에서 영면하소서', '좋은 곳 가서 꿈을 꼭 펼치세요'라는 애도 글들로 메워졌다.

오산시청 광장 분향소를 찾은 50대 주부는 "10대와 20대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 입장에서 지켜주지 못해 너무 미안한 마음"이라며 "얼마든지 막을 수 있는 사고였는데, 남의 일 같지 않게 마음이 아프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오산시청 광장 분향소도 이날 오전 2시간여 사이 50여명의 시민이 방문해 헌화와 묵념을 했다.

수원시청 본관 주차장의 합동분향소 조문 행렬에서 만난 김모(40)씨는 "꽃다운 나이의 청춘들이 한꺼번에 떠난 게 너무 슬프다"며 "국민으로서 애도하는 마음으로 분향소에 왔다"고 안타까워했다.

수원 광교신도시에 있는 경기도청사 1층 로비에 설치된 합동분향소는 이날 정오까지 600여명이 조문한 가운데 과천과 안산 등지에서 먼 길을 마다치 않고 분향소를 찾는 도민이 적지 않았다.

안산에서 온 40대 부부 조문객은 "2년 뒤면 성인이 되는 큰아이가 있어 점심시간을 이용해 조문했다"며 "아이들이 무슨 잘못이 있냐. 참사에 대해 국가가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합동분향소 옆 게시판에는 영면을 기원하는 100여개의 포스트잇이 붙어 발길을 멈추게 했다.

'참으로 곱고 아름다운 날들로 새겨진 그대들의 날들과 행복한 모습을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내내 봄날인 세상으로 가시길 바랍니다', '○○야 천국에서 편히 쉬어라', '○○아! 아픔 없고 슬픔 없고 하고 싶은 곳에서 즐겁게 지내렴. 작은 아빠가' 등 포스트잇 글마다 주위를 숙연케 했다.

[이태원 참사] "사고 없는 세상에서 영면하소서"…경기 분향소 추모행렬
경기도는 이날 도청사 합동분향소 명칭을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로 바꿔 게시하고 '사고 사망자'인 위패도 '참사 희생자'로 교체했다.

도 관계자는 "행안부 지침에 따라 지난달 31일 분향소를 설치하며 명칭에 '사고 사망자'를 사용했는데 해당 표현에 축소나 책임 회피 의도가 있다는 여론이 일었고 내부 논의에서도 '참사 희생자'가 더 맞는다는 의견이 많아 교체했다"고 말했다.

경기도청사와 15개 시·군의 청사 및 주요 광장에 합동분향소가 설치됐으며 모두 국가애도기간인 5일까지 조문객을 맞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