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 벅셔해서웨이 CEO.  /사진=AP
워렌 버핏 벅셔해서웨이 CEO. /사진=AP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벅셔해서웨이가 에너지주 투자로 130억달러(약 18조4300억원)를 벌어들였다. 유가 하락세에도 정유주 투자를 늘린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투자정보매체 마켓인사이더에 따르면 벅셔해서웨이가 보유한 옥시덴탈페트롤리엄과 셰브론 주식 규모는 지난달 31일 기준 각각 290억달러(약 41조1200억원),140억달러(약 19조85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들 두 주식을 합한 규모는 430억달러(약 61조9500억원)이지만 실제 벅셔해서웨이가 투자한 비용은 300억달러 남짓이다. 이들 업체의 주가 상승으로 차익 130억달러를 얻었다.

벅셔해서웨이는 지난 3월부터 옥시덴탈페트롤리엄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며 에너지주 자산 비중을 높였다. 지난 9월 26~28일에도 다섯 차례에 걸쳐 옥시덴탈페트롤리엄 주식을 매수했다. 6월 말 배럴당 120달러를 웃돌았던 유가가 당시 8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에너지 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됐던 때에도 매수에 나선 것이다. CNBC에 따르면 벅셔해서웨이의 주식 자산에서 셰브론과 옥시덴탈페트롤리움이 차지하는 비중은 13%에 달한다.

투자는 적중했다. 옥시덴탈페트롤리엄 주가는 지난 1일 전거래일 대비 1.65% 오른 73.80달러를 기록했다. 한달 새 20%가 올랐다. 같은 기간 셰브론 주가도 20% 오른 182.22달러를 기록하며 1일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벅셔해서웨이 주식 자산에서 가장 많은 비중(40.5%)을 차지하는 애플 주가가 올 들어 17% 하락하면서 생긴 투자 손실을 에너지주가 메운 상황이 됐다.

에너지 투자 성공에 힘입어 벅셔해서웨이도 견고한 주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일 벅셔해서웨이의 주가(B주 기준)는 전거래일 대비 0.33% 하락한 294.13달러를 기록했다. 연초(1월 3일) 주가 대비 2% 떨어진 상태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가 20% 떨어진 약세장에서 주가 하락에 선방한 편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