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카카오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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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의 3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돌파했다. 순이자마진(NIM)이 은행권 최고 수준으로 벌어지면서다. 3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2일에만 17% 넘게 뛰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가열된 은행권 예금금리 인상 경쟁의 영향으로 예적금 잔액이 1조5000억원 줄어들었다.

카카오뱅크는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46.9% 증가한 104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2일 공시했다. 2017년 설립된 카카오뱅크의 영업이익이 분기 기준 1000억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동기간 순이익은 78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1.39% 증가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30.45% 증가한 267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작년 한해 실적을 9개월 만에 넘어섰다.

카카오뱅크의 예적금 잔액은 작년말 30조원에서 9월말 34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중 저원가성 예금의 비중은 62.1%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형은행 대비 10% 이상 높은 수치다. 대출 잔액은 올초 출시한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반영되면서 동기간 25조9000억원에서 27조5000억원으로 소폭 늘었다. 저원가성 예금이 늘어난 반면 신용대출 금리는 치솟으면서 카카오뱅크의 NIM은 3분기 신규취급액 기준 2.36%로 2분기(2.29%)에 비해 27bp 벌어졌다. 신한은행(1.68%), 국민은행(1.76%) 등 대형은행에 비해서도 유의미하게 높은 수치다.

이날 발표된 호실적에 힘입어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1만7650원에서 2만250원으로 17.05% 급등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앞서 밝힌 자사주 매입과 관련해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의 요인이 있기 때문에 추산한 규모는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내년 3월 결산 이후 배당가능이익이 확정되면 성장성을 고려해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암호화폐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김석 최고전략책임자는 컨퍼런스콜에서 “코인원 고객에게 실명확인입출금계정 서비스 제공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업비트 고객에게 실명계좌를 제공하는 케이뱅크처럼 코인원과 연계하겠다는 것이다. 주식 관련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연말 국내주식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카카오뱅크앱과 연동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중으로는 펀드매매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 들어 급증한 예적금 잔액은 올 4분기 들어 감소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9월까지 4조6000억원 증가한 예적금 잔액은 이달 들어서만 1조5759억원 줄어들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은행권의 저축성 예금 조달경쟁이 심화하면서 잔액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케이뱅크의 정기예금 금리가 연 4.6%에 달해 카카오뱅크와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예금이 이동한 것으로 관측된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