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넉 달 새 4건의 항공기 사고가 발생한 대한항공이 쇄신책을 내놨다. 사고가 발생한 기종에 대한 안전 점검과 노후 항공기 퇴역 등이 회사가 내놓은 대책의 골자다.

세부 '활주로 이탈' A330機 특별 점검…노후기 6대 퇴역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2일 서울 김포공항에서 열린 ‘항공안전 비상대책 점검회의’에 참석해 안전관리 계획을 발표했다. 에어버스(A330) 기종에 대한 특별 안전 점검이 제일 먼저 거론됐다. 지난 7~10월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발생한 안전사고 4건 중 3건이 이 기종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기령(비행기 사용 연수), 정비 주기, 기내 환경, 노선 활용도 등을 고려해 A330 항공기 총 30대 중 6대를 퇴역시키기로 했다. 나머지 24대는 5대씩 나눠 순차적으로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A330 외에 B777-200ER 6대가 퇴역할 예정이다. 퇴역이 확정된 항공기는 이날부터 운항을 중단한다.

신규 투자도 단행한다. 대한항공은 2028년까지 총 90대의 신형기를 도입할 계획이다. 또 내년에 기재 현대화에 약 1조5000억원(항공기 1조4000억원, 엔진 640억원 등)을 투자한다. 여분의 엔진 확보와 정비 부품 도입 등에도 약 4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영종도에서 5만㎡(약 1만5000평) 규모로 건설 중인 신규 엔진 공장에도 2025년까지 약 5000억원을 집어넣는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현재의 두 배가 넘는 연 300대의 엔진을 자체 정비할 수 있게 된다. 이 밖에 외부 기관으로부터의 점검, 승무원·항공정비사 등 안전 관련 인력 확충 등이 대책에 포함됐다.

대한항공은 올해 운항승무원 100명을 채용했고, 내년에도 12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우 사장은 “최근 ‘오버런(착륙 후 활주로 이탈)’, 엔진 문제에 따른 두 차례 회항 등이 발생한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철저히 분석하고 점검해 완벽한 안전 운항 체계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돈벌이에만 치중하고 안전관리는 시늉만 하는 기업은 국민이 용납하지 않는다”며 “환골탈태하는 심정으로 모든 분야를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해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4일부터 17일까지 약 2주간 대한항공의 안전관리 시스템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