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두류공원 내 이태원 참사 희생자 애도하는 손길 / 사진=연합뉴스
대구 두류공원 내 이태원 참사 희생자 애도하는 손길 / 사진=연합뉴스
"내 딸로 태어나줘서 고맙고 더 잘해주지 못해 미안해."

2일 오전 10시30분 대구 동구 장례식장. '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난 A씨 영정 사진 앞에서 어머니가 무릎을 꿇고 쓰러져 오열했다. A씨의 어머니는 장지로 향하는 운구차에 딸의 관을 실을 때도 한참을 일어나지 못했다.

관 위에는 꽃 대신 대학교 A씨의 친구들이 고인을 떠나보내는 글이 담긴 포스트잇이 가득 놓였다. 포스트잇에는 '못다 이룬 꿈 남겨두고 편하게 쉬어라','네가 그립다' 등의 글들이 적혀 있었다. 발인식을 찾은 고인의 지인들과 유족들은 계속해 흐느꼈다.

무용을 전공했던 고인은 수업과 강의로 바쁜 일정 속에서도, 부모님을 살뜰하게 챙긴 착한 딸이었다. 그는 친구와 함께 핼러윈을 맞아 이태원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친구에게 '언니, 숨이 안 쉬어져'라는 마지막 말만을 남긴 채 숨을 거뒀다.

대구 출신인 A씨는 가족과 떨어져 홀로 상경해 서울의 한 대학교에서 무용을 공부하던 학생이었다. 평소 A씨와 어머니는 말동무도 하며 친구같이 살가웠던 사이로 전해졌다.

지난달 29일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참사 희생자들의 발인이 전국 곳곳에서 진행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이태원참사' 사망자 156명 중 68명이 발인 절차를 마쳤다고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