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尹대통령, 직접 사과해야…지금 팀으로 국정 이끌어가기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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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대 출마 여부 "날짜 정해지면 밝힐 것"
국민의힘의 차기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유승민 전 의원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윤석열 정부를 거듭 비판하면서 당권 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112 신고 녹취록 공개로 정부 책임론이 커지는 가운데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중도층과 개혁 보수 세력을 공략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 전 의원은 3일 자신의 SNS에 전날 건국대에서 열린 강연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당연한 것 아니겠나. 대통령의 결단이 하루하루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민심하고 멀어질 것"이라고 말한 영상을 올렸다.
최근 외신 기자 회견에서 부적절한 농담을 해 논란을 일으킨 한덕수 국무총리를 겨냥해서는 "대한민국의 총리라는 분이 전 세계가 보는 앞에서 웃고 농담을 했다. 유가족한테 너무 죄송하고 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부끄럽다"며 "윤 대통령께서 지금 이 팀으로 그대로 국정을 이끌어가기가 굉장히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유 전 의원이 윤 대통령과 연일 대립각을 키우면서 지지층을 공략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중도층과 개혁 보수세력의 지지세에 힘입어 당대표 후보 여론조사에서 잇달아 1위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거듭되는 윤 정부 실정을 지적할수록 반사효과를 얻는다는 것이다. 지난 1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파면을 선제적으로 주장한 데 이어 윤 대통령의 사과 요구와 총리 경질론까지 꺼내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친윤(친윤석열) 그룹을 비롯해 다른 당권주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대통령 지지율이 30%를 오르내리는 박스권이 갇힌 가운데 당권이 유 전 의원에게 넘어가면 당내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권 구도부터 전당대회 시기까지 모두 유 전 의원에 견제에 초점이 맞춰지는 모양새다.
당장 여권에서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차출설까지 나오고 있다. 당초 권영세 통일부 장관 전대 차출설이 힘을 얻는 분위기였으나 유 전 의원을 이기기 위해서는 대중 인지도가 높은 주자를 당권 경쟁에 내세워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유 전 의원의 당대표 당선을 무엇보다 피하고 싶을 것"이라며 "권 장관보다 인지도가 높은 원 장관을 단독 후보로 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당초 연초로 예상됐던 전대 시기가 내년 중순까지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현직 장관의) 출마 시간을 벌어주고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유 전 의원을 주저앉힐 수 있는 시점에 전당대회를 하는게 목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전 의원은 전대 시기에 대해 "(전대) 시기를 어떻게 정하고 룰을 어떻게 정하고 그냥 마음대로 하라는 생각"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유 전 의원은 3일 자신의 SNS에 전날 건국대에서 열린 강연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당연한 것 아니겠나. 대통령의 결단이 하루하루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민심하고 멀어질 것"이라고 말한 영상을 올렸다.
최근 외신 기자 회견에서 부적절한 농담을 해 논란을 일으킨 한덕수 국무총리를 겨냥해서는 "대한민국의 총리라는 분이 전 세계가 보는 앞에서 웃고 농담을 했다. 유가족한테 너무 죄송하고 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 부끄럽다"며 "윤 대통령께서 지금 이 팀으로 그대로 국정을 이끌어가기가 굉장히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유 전 의원이 윤 대통령과 연일 대립각을 키우면서 지지층을 공략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중도층과 개혁 보수세력의 지지세에 힘입어 당대표 후보 여론조사에서 잇달아 1위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거듭되는 윤 정부 실정을 지적할수록 반사효과를 얻는다는 것이다. 지난 1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파면을 선제적으로 주장한 데 이어 윤 대통령의 사과 요구와 총리 경질론까지 꺼내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친윤(친윤석열) 그룹을 비롯해 다른 당권주자들은 비상이 걸렸다. 대통령 지지율이 30%를 오르내리는 박스권이 갇힌 가운데 당권이 유 전 의원에게 넘어가면 당내 주도권을 완전히 빼앗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권 구도부터 전당대회 시기까지 모두 유 전 의원에 견제에 초점이 맞춰지는 모양새다.
당장 여권에서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차출설까지 나오고 있다. 당초 권영세 통일부 장관 전대 차출설이 힘을 얻는 분위기였으나 유 전 의원을 이기기 위해서는 대중 인지도가 높은 주자를 당권 경쟁에 내세워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유 전 의원의 당대표 당선을 무엇보다 피하고 싶을 것"이라며 "권 장관보다 인지도가 높은 원 장관을 단독 후보로 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당초 연초로 예상됐던 전대 시기가 내년 중순까지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현직 장관의) 출마 시간을 벌어주고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유 전 의원을 주저앉힐 수 있는 시점에 전당대회를 하는게 목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전 의원은 전대 시기에 대해 "(전대) 시기를 어떻게 정하고 룰을 어떻게 정하고 그냥 마음대로 하라는 생각"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