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반도체 장비 판매 안 돼"…美, 네덜란드에 압박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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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인 ASML을 향해 대(對)중국 수출 규제를 강화하라는 압력을 넣고 있다. ASML의 동참 없이는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반도체 규제가 실효를 거둘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일(현지시간)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타룬 차브라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기술·국가안보 선임보좌관과 앨런 에스테베즈 산업안전부 차관이 이달 중 네덜란드를 방문해 ASML의 대중국 수출 규제를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ASML은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에 초미세 회로를 새겨넣는 EUV 장비를 독점 생산한다. 하지만 2018년부터 시작된 미국 정부의 압박에 중국에 대한 EUV 공급은 중단한 상태다. 미국 정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네덜란드 정부에 “EUV 구형 모델 등도 수출 제한 목록에 포함시키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 조치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해당 조치의 적용 대상은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램리서치, KLA 등 자국 반도체 장비업체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미국 정부가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기 위해 동맹국들을 설득해 반도체 수출 통제 정책을 따르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회담에서 즉각적인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캐나다는 자국 광물에 대한 중국 기업의 접근을 차단하고 나섰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자국 리튬 업체들에 투자 중인 중국 기업 세 곳에 투자를 철회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지난달 말 캐나다 정부가 리튬, 니켈 등 핵심 광물에 대한 해외 국영기업의 투자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승인한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중국은 캐나다와 같은 자원 부국에 대한 투자를 늘려왔다. 세계 광물 정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지만 광물 매장량 자체는 많지 않아서다. 하지만 캐나다 정부는 이같은 중국의 투자가 자국의 안정적인 광물 공급망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했다. 프랑수아-필립 샹파뉴 캐나다 산업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외국인 직접투자(FDI)를 계속 환영하겠지만 국가안보와 핵심 광물 공급망을 위협하는 투자에는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