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野 '이태원 참사 국조 요구'에 "'검수완박' 개정이 먼저"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더불어민주당이 이태원 압사 참사에 대해 국정조사를 요구하자 "대형사고에 대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을 개정하는 것이 국정조사보다 먼저"라고 말했다. 추모 분위기를 강조하던 국민의힘이 야당 책임론을 꺼내며 본격적인 공세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태원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경찰이 경찰을 수사하는 일이 발생했다. 민주당이 입법독재로 통과시킨 검수완박 법으로 인해 검찰은 이태원 사고를 수사할 수 없게 됐다"며 "수사기관 간 견제와 균형이라는 사법 체계를 무너뜨린 검수완박 법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대형 참사 사건을 경찰이 '셀프 수사'하게 된 것이 민주당이 추진한 검수완박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이어 그는 "민주당은 부끄러움도 없이 '경찰 수사를 믿을 수 없다'며 국정조사를 요구했다"며 "경찰을 못 믿겠다면서 수사권도 없는 국정조사로 무슨 진실을 밝히겠다는 건가"라고 되물었다. 민주당의 검수완박 법 추진으로 대형 참사에 대한 경찰의 '셀프 수사'가 가능해진 만큼 민주당의 국정조사 요구에는 명분이 없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어 "21대 국회 들어 국민의힘은 총 7건의 국정조사를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매번 거절했다. 그때마다 민주당이 앵무새처럼 했던 말이 '수사 중인 사안'이었다"며 " "1999년 옷 로비 사건 국정조사로 밝혀진 것은 고(故) 앙드레 김 선생님의 본명이 김봉남이었다는 웃지 못할 일화가 전부였다"고 했다.

이어 "검수완박법을 바로잡는 게 먼저"라며 "70여년 간 대한민국의 대형비리, 권력형 비리를 수사해온 검찰의 손발을 묶어두고 진실을 규명하자고 하면 누가 믿겠냐. 경찰이 제 식구를 수사하는 사법체계를 그대로 둘 것이냐"고 강조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