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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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멍키 스패너 학대 사건'의 가해자로 의심받은 교사가 긴 소송 끝에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사건 발생 6년 만이다.

3일 의정부지법 형사4-3부(이의진 남세진 김용두 부장판사)는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씨(30)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이 사건은 경기 남양주의 한 유치원에서 교사가 멍키 스패너로 손가락을 조이는 방법 등으로 5살 원생들을 학대했다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학부모들은 2016년 9월 중순께 아동학대와 성희롱 등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당시 이들은 "아이가 유치원에 가지 않으려고 떼를 쓰고 '선생님 화 안 났지'라는 말을 수십 번 하는 등 이상한 모습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또 "아이들을 추궁하니 '선생님이 회초리로 손바닥, 발바닥을 때리고 멍키 스패너에 손가락을 끼우고 조여 괴롭혔다'고 털어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씨는 "아이들이 뛰거나 위험한 행동을 할 때 소리를 지른 적은 있지만, 신체적인 접촉을 결코 없었다. 멍키 스패너 같은 공구는 아이들 앞에서 꺼낸 적도 없다"고 결백을 주장했다.

당시 이 사건은 사회적인 공분을 샀지만, 애초 검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다.

하지만 이에 불복한 학부모들의 재정신청이 받아들여졌고, A씨는 검찰의 재수사 끝에 성희롱 혐의를 제외한 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피해를 주장하는 일부 아동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은데다 학대 장면이 담긴 CCTV와 신체적 상처도 없다"면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범죄가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가 무죄 판결하자 검찰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고소 경위와 내용 등에 비춰 아동 진술의 오염 가능성이 배제됐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6년 넘게 검경 수사와 재판을 받아온 A씨는 결국 1심과 항소심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