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소식, 대화로 평화 정착시켜야"…무장해제·철군 등 이행 남아
에티오피아 티그라이 '내전 중지'에 국제사회 환영…과제 산적
에티오피아 북부지역 티그라이의 내전 당사자들이 2년 만에 전격적으로 휴전에 합의한 데 대해 국제사회가 일제히 '훌륭한 소식'이라고 환영하고 나섰다.

3일(현지시간) 외신 보도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에티오피아 정부와 반군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수도 프리토리아에서 휴전 합의서에 '깜짝' 서명한 것과 관련해 "중대한 걸음"이라고 평가했다.

일주일 넘게 이어진 이번 평화협상은 아프리카연합(AU)이 중재했으며 마이크 해머 미 '아프리카의 뿔' 지역 특사도 측면에서 지원했다.

미국은 AU 주도 평화 노력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AU 의장을 맡은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은 "멋진 뉴스다.

당사자들에게 축하를 전하며 항구적 평화로 가는 길에 매진할 것을 강력히 권장한다"고 말했다.

협상장에서 올루세군 오바산조 전 나이지리아 전 대통령, 품질레 음람보 누카 전 남아공 부통령과 함께 AU 중재단의 일원으로 참여한 우후루 케냐타 전 케냐 대통령도 평화가 정착되기 위해 내전 당사자 간 대화를 시작할 것을 당부했다.

에티오피아와 이웃한 케냐의 윌리엄 루토 현 대통령도 "에티오피아의 평화를 복원하는 담대한 걸음을 내디딘 것에 갈채를 보낸다"면서 이번 합의가 지속적 평화를 위한 필수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도 이번 합의를 반기면서 항구적 휴전에 이르기 위해 폭넓은 정치대화를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또 내전 중 잔학행위를 저지른 자들에게 책임을 물어 정의를 세워야 궁극적 평화와 화해를 달성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는 이번 합의를 기념비적이라고 자평하고 정부는 평화에 대한 헌신이 확고하며 합의 이행 의지도 강하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 티그라이 '내전 중지'에 국제사회 환영…과제 산적
그는 이날 남부 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번 협상에서 정부의 요구안이 100% 받아들여졌다"면서 TPLF 측의 무장해제와 티그라이 지역에 대한 연방정부의 주권 및 영토 수호를 들었다.

AP통신은 전날 합의된 '항구적 교전 중단' 문서의 사본을 구했다면서 여기에는 티그라이 지역 병력이 30일 이내에 경화기부터 무기를 반납하고 연방정부가 티그라이 지역 내 모든 연방시설, 공항, 고속도로 등을 통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TPLF 협상단 대표는 전날 합의서 서명식에서 "내전으로 인한 주민들의 고통을 고려해 신뢰 구축 차원에서 힘든 양보를 했다"고 말한 바 있다
티그라이 지역은 내전 동안 1년 넘게 전기, 통신, 금융이 차단됐으며 식료품과 의료품 등 인도주의 물품 반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사실상 봉쇄를 겪었다.

이 때문에 수십만 명이 기아선상에 있다.

앞서 미국은 티그라이 내전 사망자가 최대 50만 명이라면서 그 파괴와 사망 정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비견된다고 우려한 바 있다.

대륙 내 최고 보건기구인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측은 내전으로 티그라이 지역에서 철수했던 현장 지원팀을 다시 파견해 공중보건 긴급 현안에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합의서에 에티오피아 정부군 편에서 싸운 이웃나라 에리트레아 군의 철수 문제가 명확히 언급이 안 된 점은 잠재적 불안요소로 남아있다.

또 내전 기간에도 최대 종족 거주지인 오로미아 지역에서 충돌사태가 빚어지는 등 80여개 종족·언어 지역사회로 이뤄진 에티오피아의 국가 통합을 유지하는 것도 여전한 과제다.

1억2천만명이 사는 에티오피아는 아프리카 제2의 인구대국으로 2010년부터 연 10%의 고속성장을 구가했으나 올해 경제성장은 4% 이하로 전망된다.

인플레이션율도 식료품값 앙등으로 33%에 달한다.

외환보유고는 3주간의 수입 결제분밖에 없다.

에티오피아는 내전으로 개발원조의 절반을 상실한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