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너무 위험해"… 타이거 글로벌, 中 주식 투자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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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투자 비중 10% 미만으로 축소
시진핑 3연임 확정되자 내린 결정
제로 코로나·대만 침공 등 악재 예상
시진핑 3연임 확정되자 내린 결정
제로 코로나·대만 침공 등 악재 예상
미국의 헤지펀드 타이거 글로벌 매니지먼트가 중국 주식 투자를 중단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연임에 성공한 뒤 권력을 독점할 거란 판단에서다.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고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강화돼 중국 경제는 더 악화할 거란 우려가 잇따른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타이거 글로벌이 중국 주식 투자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의 연임이 확정된 뒤 중국 시장을 재평가하고 내린 결정이다. 중국 기술주 투자에 주력하던 타이거 글로벌이 손을 뗄 정도로 투자 환경이 악화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타이거 글로벌은 기술주 투자자로 유명한 체이스 콜먼이 이끄는 헤지펀드다. 중국 빅테크 투자에 성공하며 이름값이 높아졌다. 2000년대 초 중국 IT업체에 투자해 이익을 불렸다. 당시 투자했던 IT업체 중 하나가 알리바바그룹이다. 또 징둥닷컴에 2억달러를 투자한 뒤 50억달러를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산당에 권한이 집중된 게 재평가의 계기였다. WSJ에 따르면 찰스 체이스 콜먼 창업주를 비롯해 타이거 글로벌 경영진은 중국 지도부가 시 주석 충성파인 ‘시자쥔’으로 채워지는 게 화근이 될 거라 판단했다. 대만과의 지정학적 위기는 고조되고, 코로나19 봉쇄 조치도 강화될 거란 관측이다.
두 정책으로 중국 경제가 위축될 거란 우려가 증폭됐다. 중국 지도부가 봉쇄를 반복하며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내수 경기는 침체하고 있다. 또 최근 중국 인민해방군 중앙군사위원회의 부주석으로 허웨이둥 동부전구 사령관을 임명하며 지정학적 위기도 고조됐다. 허 부주석은 대만과 동중국해를 관할한 군 수뇌부다.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항의해 사방에서 대만을 봉쇄하고 고강도 무력 시위를 계획한 인물로 알려졌다.
악재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자 타이거글로벌은 중국 주식 비중을 줄였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타이거글로벌 헤지펀드가 중국 주식 비중을 10% 미만으로 축소됐다고 보도했다. 포트폴리오에 있는 투자 기업 수를 줄인 뒤 소수 기업 투자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런 결정 덕에 중국 주식 폭락을 피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달 24일 홍콩 항셍지수는 하루 새 6.4% 급락했다.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회의(당대회)가 끝난 직후였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하루 낙폭으론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 상위 5개 시가총액도 이날 총 521억달러가량 증발했다. 타이거글로벌은 폭락 전에 주식을 매도하며 위기를 넘겼다.
가파른 매도세에도 타이거글로벌은 중국 주식을 주워 담지 않았다. 인도와 남태평양 등 신흥국에서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WSJ은 “중국의 빅테크 규제 등으로 인해 타이거글로벌의 손실이 불어났다. 권위주의 국가에 투자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게 된 것”이라며 “이는 중국 시장이 회복하더라도 투자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타이거글로벌은 중국 당국의 행보를 관망하며 투자금을 모두 회수하진 않았다. 중국 공산당이 앞으로 내놓을 정책이 명확하지 않아서다. 12월에 열리는 중국 정치국 중앙위원회 경제 회의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회의 결과에 따라 엑시트(자금회수) 또는 투자 확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타이거 글로벌이 중국 주식 투자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의 연임이 확정된 뒤 중국 시장을 재평가하고 내린 결정이다. 중국 기술주 투자에 주력하던 타이거 글로벌이 손을 뗄 정도로 투자 환경이 악화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타이거 글로벌은 기술주 투자자로 유명한 체이스 콜먼이 이끄는 헤지펀드다. 중국 빅테크 투자에 성공하며 이름값이 높아졌다. 2000년대 초 중국 IT업체에 투자해 이익을 불렸다. 당시 투자했던 IT업체 중 하나가 알리바바그룹이다. 또 징둥닷컴에 2억달러를 투자한 뒤 50억달러를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공산당에 권한이 집중된 게 재평가의 계기였다. WSJ에 따르면 찰스 체이스 콜먼 창업주를 비롯해 타이거 글로벌 경영진은 중국 지도부가 시 주석 충성파인 ‘시자쥔’으로 채워지는 게 화근이 될 거라 판단했다. 대만과의 지정학적 위기는 고조되고, 코로나19 봉쇄 조치도 강화될 거란 관측이다.
두 정책으로 중국 경제가 위축될 거란 우려가 증폭됐다. 중국 지도부가 봉쇄를 반복하며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내수 경기는 침체하고 있다. 또 최근 중국 인민해방군 중앙군사위원회의 부주석으로 허웨이둥 동부전구 사령관을 임명하며 지정학적 위기도 고조됐다. 허 부주석은 대만과 동중국해를 관할한 군 수뇌부다. 지난 8월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항의해 사방에서 대만을 봉쇄하고 고강도 무력 시위를 계획한 인물로 알려졌다.
악재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자 타이거글로벌은 중국 주식 비중을 줄였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타이거글로벌 헤지펀드가 중국 주식 비중을 10% 미만으로 축소됐다고 보도했다. 포트폴리오에 있는 투자 기업 수를 줄인 뒤 소수 기업 투자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런 결정 덕에 중국 주식 폭락을 피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달 24일 홍콩 항셍지수는 하루 새 6.4% 급락했다.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회의(당대회)가 끝난 직후였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하루 낙폭으론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 상위 5개 시가총액도 이날 총 521억달러가량 증발했다. 타이거글로벌은 폭락 전에 주식을 매도하며 위기를 넘겼다.
가파른 매도세에도 타이거글로벌은 중국 주식을 주워 담지 않았다. 인도와 남태평양 등 신흥국에서 투자 대상을 물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WSJ은 “중국의 빅테크 규제 등으로 인해 타이거글로벌의 손실이 불어났다. 권위주의 국가에 투자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게 된 것”이라며 “이는 중국 시장이 회복하더라도 투자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타이거글로벌은 중국 당국의 행보를 관망하며 투자금을 모두 회수하진 않았다. 중국 공산당이 앞으로 내놓을 정책이 명확하지 않아서다. 12월에 열리는 중국 정치국 중앙위원회 경제 회의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회의 결과에 따라 엑시트(자금회수) 또는 투자 확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