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생명과학은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선양낭성암(adenoid cystic carcinoma)에 대한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고 4일 밝혔다.

리보세라닙은 ‘VEGFR-2’을 저해하는 항 신생혈관생성 항암제다. 지난해 2월 미국에서 이미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권리는 HLB가 보유하고 있다. HLB생명과학은 한국 판권과 유럽 일본 일부 권리를, HLB 미국 자회사 엘레바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판권을 갖고 있다.

선낭암은 침샘암의 일종으로 두경부암의 17%를 차지하는 악성 희귀암이다.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치료제가 개발되지 못한 대표적 난치성 암이란 설명이다. 타액선 전반에 걸쳐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치료 부위를 특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신경을 따라 국소 재발하거나 폐나 뼈, 내장, 뇌 등으로 원격 전이도 빈번하게 일어나 치료가 매우 까다롭다.

리보세라닙은 미국과 한국에서 진행된 선낭암 임상 2상에서 높은 약효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임상 결과 암의 외형적 크기 변화를 측정하는 반응평가기준(RECIST v1.1)으로 15.1%의 환자에게서 30% 이상 암이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특히 혈관내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티로신 키나제 저해제(VEGFR TKI) 약물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에서는 객관적반응률(ORR)이 18.3%로 더 우월했다는 설명이다.

엘레바는 이달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조건부 허가 후 임상을 위한 설계(프로토콜) 협의를 진행하고, 내달 초 신약허가(NDA)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에 맞춰 HLB생명과학은 국내에서 내년 1분기에 의약품 인허가 신청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용해 HLB생명과학 대표는 “리보세라닙은 치료 전 예후가 매우 좋지 않은 80% 가량 환자에게서 탁월한 치료효과를 입증해 미국과 한국에서 신약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후 마땅한 치료 대안이 없는 선낭암 환자들을 위해 조속히 승인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