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이 장기간 투약해야 하는 자가투여형 항암 신약의 출시 가격이 매년 급등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025년엔 연간 평균 투약 비용이 30만달러(약 4억3000만원)에 이를 것이란 예측이다.

케이티 포터 미국 연방 하원의원은 항암제가 다른 의약품에 비해 3.7배 높은 가격으로 출시되고 있고, 가파른 가격 상승으로 메디케어(미국 정부 건강보험)의 부담이 커질 것이란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 3일(미국 시간)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자가투여형 항암제로 범위를 제한했다. 병원에서 의료진이 단회 또는 수회 투여하는 세포치료제 및 면역항암제까지 조사에 포함하면 신규 의약품 약가의 상승폭은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자가투여형 항암제는 보통 경구로 환자 스스로 투약할 수 있는 항암제다. 병원에서 수술 및 항암치료 후 재택 치료 중 암의 재발을 막기 위해 쓰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항암제 평균 출시가격은 2017년 대비 25% 상승했다.

비교군으로 설정된 2017년의 경우, 자가투여형 항암제 평균 출시 가격은 연간 투약 기준 18만8842달러였다. 2017년 출시된 주요 고가 항암제로는 재발성 또는 불응성 급성골수성백혈병(R/R AML) 치료제 이드히파(BMS, 연간 32만1500달러)와 리답트(노바티스, 연간 21만달러) 등이 꼽혔다.

이로부터 4년이 뒤인 2021년 출시된 자가투여형 항암제의 평균 출시 가격은 연간 투약 기준 23만7634달러였다. 주요 고가 항암제로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엑스키비티(다케다, 29만9995달러)와 신장 세포암종(RCC) 치료제 포티브다(아베오 온콜로지, 연간 28만8990달러) 등이 있다. 포터 의원은 이 같은 추세로 미뤄 2025년엔 연간 평균 투약 비용이 30만달러, 2026년엔 32만5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포터 의원은 이같은 항암 신약의 가파른 가격 인상이 메디케어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매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리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휴미라의 경우, 투약 환자들에게 메디케어가 2020년 한 해 동안 지급한 비용은 21억6943만달러였다. 지원받은 환자는 4만2406명이었다. 반면 올해 얀센이 출시한 혈액암 치료제 임브루비카는 환자 2만6847명이 이용했으며, 급여 지원 비용은 29억6291만달러였다. 임브루비카 투약 환자는 휴미라의 63%에 그쳤지만 급여로 지출된 비용은 36.6% 더 많았다.

포터 의원은 “메디케어가 출시를 앞둔 일부 처방약의 약가를 두고 제약사들과 협상을 시도할 수는 있지만 효과는 출시된 일부 약에만 적용되고, 신규 출시 약에는 영향을 주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2017 2021
의약품명 출시일 적응증 출시가 의약품명 출시일 적응증 출시가
Calquence 2017년 10월 림프종 18만4327 Besremi 2021년 11월 혈액암 18만2000
Verzenio 2017년 9월 유방암 14만1515 Scemblix 2021년 10월 백혈병 21만4800
Idhifa 2017년 8월 백혈병 32만1501 Exkivity 2021년 9월 폐암 29만9995
Rydapt 2017년 4월 백혈병 20만9911 Treseltiq 2021년 5월 담관암 25만8000
Alunbrig 2017년 4월 폐암 18만4198 Lumakras 2021년 5월 폐암 21만4800
Zejula 2017년 3월 난소암 12만7108 Fotivda 2021년 3월 신장세포암 28만9900
Kisqali 2017년 3월 유방암 15만3336 Ukoniq 2021년 2월 림프종 19만800
Tepmetko 2021년 2월 폐암 25만775
평균 18만8842 평균 23만7634
자료 : 케이티 포터 의원실, 단위 달러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