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3년6개월여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시중은행의 대출 이자가 연 7%까지 치솟는 등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 추세로 들어가는 모양새다.

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10월 31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2.9로 전주(75.4)보다 2.5포인트 떨어졌다. 지수 낙폭도 지난주(0.6포인트)보다 네 배 이상 커졌다. 이날 발표된 지수는 지난 5월 첫 주(91.1) 이후 26주 연속 하락세다. 2019년 4월 넷째주(72.4) 이후 3년6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서울 아파트 ‘거래절벽’ 현상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14건(계약일자 기준)으로, 2006년 실거래가 조사 후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권역별로 보면 서울 서남권(영등포·양천·동작구 등)은 지난주 82.6에서 이번주 78.4로 떨어지며 지수 80선이 깨졌다. 서남권은 5개 권역 중 그동안 유일하게 지수 80선을 유지한 곳이다.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있는 동남권의 매매수급지수는 77.4로 2주 연속 지수 80을 밑돌았다. 또 종로·중·용산구가 있는 도심권의 이번주 매매수급지수는 69.3을 기록하며 70선 밑으로 떨어졌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있는 동북권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69.6)보다 더 내려간 67.3을 기록하며 서울 5대 권역 중 최저를 기록했다. 수도권 전체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5.2를 기록했다. 2013년 2월 이후 9년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