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합쳐도 이과 출신 35%뿐
IT분야 79만명 인력난 예상
4일 일본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대졸자 가운데 이공계 비율은 35%였다. 프랑스(31%)와 함께 주요국 가운데 가장 낮다. 영국이 45%로 가장 높았고, 한국과 독일은 42%에 달했다.
전체 대학의 80%를 차지하는 사립대가 문과 중심이란 점이 이공계 비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사립대 관계자는 “인구 감소로 신입생 쟁탈전이 치열한 가운데 입시 과목에 이공계 필수 과목인 수학을 포함시키는 순간 수험생들의 외면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여자대학의 문과 편중은 극단적이다. 올해 4월 나라여대가 공학부를 신설하기 전까지 일본에는 공대가 있는 여자대학이 전무했다. 한 고교 교사는 “딸이 이공계를 선택해 대학원까지 진학하면 결혼이 늦어질 것을 걱정하는 부모들이 여전히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에 말했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 이공계를 선택하는 여대생 비율은 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저 수준이다. 한국 여대생의 21%가 이공계를 선택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보다 못한 일본 정부가 이공계 대학생 늘리기에 나섰다. 앞으로 인공지능(AI), 디지털 대전환(DX), 탈석탄화 기술 관련 인재가 국가경쟁력을 결정하는데 일본의 인적 자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판단해서다. 경제산업성은 2030년 정보기술(IT) 분야에서만 최대 79만 명의 인력난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총리 직속 자문기구인 교육미래창조회의는 지난 5월 10년 이내에 이공계생 비율을 50%로 늘리는 목표를 세웠다. 또 3000억엔(약 2조8966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내년부터 이공계 학부를 신설하거나 늘리는 대학을 지원하기로 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