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일본이 이달 중순 동남아시아에서 열리는 국제회의를 계기로 3국 정상회의를 하는 방향으로 조율에 들어갔다고 요미우리신문과 교도통신이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4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와 7차 핵실험 감행 우려가 커짐에 따라 한·미·일의 결속을 보여주고 대북 억지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정상회의 개최를 조율 중이다. 성사된다면 지난 6월 스페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이후 약 5개월 만의 3국 정상회의가 된다.

요미우리신문은 3국 정상이 단기간에 회의를 거듭해 위기감을 공유하고 안보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라고 분석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달 중순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가 열리는 캄보디아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를 방문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일 3국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과 지역·글로벌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최고위급을 포함한 각급에서 긴밀한 소통을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일 양자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요미우리신문은 “한·일 양국은 양자 정상회담의 개최도 모색하고 있지만, 징용공(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의 일본식 표현) 문제의 진전이 보이지 않아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아직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논의를 시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북한의 연이은 무력 도발을 규탄했다. 양국 정상은 글로벌 공급망 등 경제안보 분야에서도 긴밀히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북한의 거듭된 미사일 도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하고, 북한의 추가 중대 도발 시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연초부터 북한이 전례 없는 빈도로 미사일을 발사해 이 지역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며 “분명히 말하건대 이러한 긴장은 수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