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 광산 매몰사고로 고립됐던 작업자 2명이 지난 4일 밤늦게 구조대원과 어깨동무 하고 지상으로 걸어나오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경북 봉화 광산 매몰사고로 고립됐던 작업자 2명이 지난 4일 밤늦게 구조대원과 어깨동무 하고 지상으로 걸어나오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기적이 일어났다.

경북 봉화에서 광산 매몰로 지하 190m 지점에 열흘 가까이 갇혔던 작업자 2명이 무사 생환했다. 그것도 예상보다 훨씬 건강한 모습으로. 살아 돌아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던 가족들은 구조대원과 어깨동무하고 제 발로 걸어나오는 모습에 “믿기지 않았다”며 감격에 겨워했다.

지난 4일 오후 11시께 작업반장 박모 씨(62), 보조작업자 박모 씨(56)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지난달 26일 오후 6시께 사고 발생 후 무려 221시간 만이다. 안동병원으로 이송된 두 사람 모두 건강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 당국은 ”폐갱도 내에서 바람을 막기 위해 주위에 비닐을 치고, 모닥불을 피워 추위를 견뎌낼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5일 경북 안동병원 응급실 앞에서 봉화 광산 매몰사고로 고립됐다가 4일 늦은밤 구조된 작업반장 박모 씨(62)의 아들 박근형 씨(42)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5일 경북 안동병원 응급실 앞에서 봉화 광산 매몰사고로 고립됐다가 4일 늦은밤 구조된 작업반장 박모 씨(62)의 아들 박근형 씨(42)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갱도에서 걸어나오는 장면을 접한 가족은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아버지, 밖에(서) 아버지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어요. 많이 힘들겠지만 힘내시고 밖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조금만 더 견뎌주세요. 아버지 사랑합니다. 꼭 살아서 돌아오세요”라고 손편지를 꾹꾹 눌러썼던 작업반장 박 씨 아들 박근형 씨(42)의 간절함이 통했다. 박근형 씨는 “정말 믿어지지가 않는다. 아버지가 너무도 건강하게 두 발로 걸어서 나왔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역시 마찬가지였다. 윤 대통령은 봉화 광산 매몰 작업자들의 무사 생환 소식이 알려진 직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참으로 기적 같은 일”이라며 반겼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무사히 돌아오신 두 분께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가슴이 뭉클하다”고도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기적 같은 무사 생환 뉴스를 접하고 “살아 돌아와 주셔서 감사하다” “온 국민이 기뻐할 기적”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등의 감격스러워하는 반응이 쏟아졌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