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인수한 지 일주일 만에 '트럼프식 경영'이 뭇매를 맞고 있다.

트위터 인력의 절반인 3700명은 이메일로 해고 통보를 받았고, 거물급 광고주들은 혼란스러운 변화를 이유로 대거 이탈 중이다. 트위터 창사 이래 유례 없는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트위터는 이날 전체 인력의 50%에 해당하는 직원 3700명에게 정리해고 이메일을 일괄 발송했다.

콘텐츠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신뢰·안전팀의 15%가 해고됐다. 엔지니어링과 머신러닝, 인공지능(AI) 윤리, 영업, 광고,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검색, 공공정책, 인권 등 거의 전 부서와 팀에 걸쳐 해고 통지서가 일괄 발송됐다.

구체적인 해고 사유는 없었다. 이메일에는 '오늘이 회사에서의 마지막 근무일입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을 뿐이었다.

앞서 트위터 직원들은 머스크의 대량 해고 방침에 반발, 집단소송을 걸었다. 머스크가 충분한 사전 통보 없이 해고에 나서 미국 연방법과 캘리포니아주법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며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으로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머스크의 의도가 무색하게 광고주들은 트위터를 떠나고 있다.

제약사 화이자, 자동차 회사 폭스바겐그룹, 제너럴모터스(GM), 몬데레즈인터내셔널등이 트위터 광고 일시 중단을 발표했다. 이날 유나이티드 항공도 혐오 콘텐츠 증가 우려, 주요 임원 퇴사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 등의 이유로 광고 중단 행렬에 동참했다.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등 40여 개 단체는 최근 트위터의 상위 20개 광고주에 공개서한을 보냈다. 머스크가 트위터에서 혐오 발언과 거짓 정보, 음모론을 허용할 경우 광고 중단을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이에 머스크는 트위터 글을 올려 "활동가 단체들이 광고주를 압박해 회사 매출이 대폭 감소하게 됐다"고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트위터의 이같은 변화에 뉴욕타임스(NYT)는 "머스크의 트위터에 오신 걸 환영한다. 트위터가 일주일 동안 혼란을 겪었다"며 "광고주는 달아나고 직원들은 두려움에 빠졌다"고 묘사했다.

광고주 이탈이 가시화하자 트위터의 콘텐츠 관리정책 책임자인 요엘 로스는 회사의 콘텐츠 기능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며 광고주를 안심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

그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미국 중간선거가 다가오면서 잘못된 정보와 싸우는 것이 회사의 최우선 과제로 남았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도 광고주 달래기에 직접 나섰다. 그는 로스의 트윗 이후 재차 글을 올려 "다시 한번 분명히 말하지만, (잘못된) 콘텐츠 관리에 대한 트위터의 강력한 약속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 광고주들에게 호소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