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운용 환경을 클라우드로 옮기는 기업이 늘고 있다. 서비스에 필요한 각종 데이터를 서버 컴퓨터에 저장해 쓰는 대신, 전문 기업이 제공하는 온라인 공간에서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의미다. 시간·지역·이용자별 맞춤 서비스, 보안 위협 대응, 친환경 경영 등을 이유로 클라우드를 택하는 기업이 늘면서 관련 시장이 계속 커질 전망이다.
최근 오디오 플랫폼 플로(FLO)는 자사 데이터센터를 글로벌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의 클라우드로 전면 이전했다. 오디오 플랫폼업계에서 처음으로 나온 100% 클라우드 전환 사례다.

플로가 클라우드 전환을 택한 것은 기업이 직접 서버를 운용할 때에 비해 장점이 많아서다. 매 순간 달라지는 데이터 전송량(트래픽)에 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게 대표적이다. 클라우드를 쓰면 기업 필요에 따라 데이터 저장 공간을 더하거나 뺄 수 있다.

이는 콘텐츠 제공 기업엔 특히 중요한 요소다. 오디오 스트리밍 플랫폼의 경우엔 출퇴근 시간대에 트래픽이 급증한다. 하지만 이에 맞춘 규모로 서버를 구축하는 것이 100% 능사는 아니다. 데이터 전송 수요가 적은 새벽 등에 컴퓨팅 자원이 상당히 남게 되기 때문이다. 반면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주요 시간대에만 맞춰서 클라우드 컴퓨팅 자원을 늘려 쓸 수 있다.

한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플로는 최근 단순 음원 재생 플랫폼이 아니라 창작자들이 음성 콘텐츠를 만들어 올릴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전환했다”며 “어떤 콘텐츠에 언제, 얼마만큼 인기가 몰릴지 예측이 힘들다 보니 트래픽 수요 관리를 훨씬 탄력적으로 할 필요성이 커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를 활용한 이용자 맞춤형 서비스가 ‘대세’가 된 것도 클라우드 이전 사례가 많아진 이유로 꼽힌다. 이런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온갖 분야에서 데이터 처리량이 급증하게 된다. 예전이라면 개별 기업의 자체 서버만으로 충분했지만 이젠 대규모 전문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가 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선 클라우드 전환이 탄소 배출량을 상당폭 줄일 수 있는 길이다. 자체 서버를 운용하지 않고 ‘규모의 경제’를 이룬 인프라를 빌려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기업들은 전산실에 서버를 두고 각종 장비가 뿜어내는 열기를 식히기 위해 24시간 냉방을 돌린다. 이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 규모가 상당하다.

클라우드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탄소 저감을 위한 신기술을 개발하며 고객사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AWS 클라우드의 경우엔 자체 개발한 서버 칩 그래비톤을 쓴다. 플로에 따르면 이 칩은 동일 성능 컴퓨팅 환경 대비 에너지 소비량이 최대 60% 적다.

이런 추세 덕분에 클라우드 시장은 한동안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다.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IDC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11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해마다 16%씩 성장한다는 가정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전문 서버 관리 인력과 공간이 있어야 하는 기업이 늘었다”며 “디지털 전환이 주요 트렌드인 만큼 시장 성장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