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픽 수요관리 탄력적 운용 가능
탄소배출 저감 등 ESG 경영에 도움
플로가 클라우드 전환을 택한 것은 기업이 직접 서버를 운용할 때에 비해 장점이 많아서다. 매 순간 달라지는 데이터 전송량(트래픽)에 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게 대표적이다. 클라우드를 쓰면 기업 필요에 따라 데이터 저장 공간을 더하거나 뺄 수 있다.
이는 콘텐츠 제공 기업엔 특히 중요한 요소다. 오디오 스트리밍 플랫폼의 경우엔 출퇴근 시간대에 트래픽이 급증한다. 하지만 이에 맞춘 규모로 서버를 구축하는 것이 100% 능사는 아니다. 데이터 전송 수요가 적은 새벽 등에 컴퓨팅 자원이 상당히 남게 되기 때문이다. 반면 클라우드를 이용하면 주요 시간대에만 맞춰서 클라우드 컴퓨팅 자원을 늘려 쓸 수 있다.
한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플로는 최근 단순 음원 재생 플랫폼이 아니라 창작자들이 음성 콘텐츠를 만들어 올릴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전환했다”며 “어떤 콘텐츠에 언제, 얼마만큼 인기가 몰릴지 예측이 힘들다 보니 트래픽 수요 관리를 훨씬 탄력적으로 할 필요성이 커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공지능(AI)·빅데이터를 활용한 이용자 맞춤형 서비스가 ‘대세’가 된 것도 클라우드 이전 사례가 많아진 이유로 꼽힌다. 이런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온갖 분야에서 데이터 처리량이 급증하게 된다. 예전이라면 개별 기업의 자체 서버만으로 충분했지만 이젠 대규모 전문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화두가 된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선 클라우드 전환이 탄소 배출량을 상당폭 줄일 수 있는 길이다. 자체 서버를 운용하지 않고 ‘규모의 경제’를 이룬 인프라를 빌려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기업들은 전산실에 서버를 두고 각종 장비가 뿜어내는 열기를 식히기 위해 24시간 냉방을 돌린다. 이 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 규모가 상당하다.
클라우드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탄소 저감을 위한 신기술을 개발하며 고객사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AWS 클라우드의 경우엔 자체 개발한 서버 칩 그래비톤을 쓴다. 플로에 따르면 이 칩은 동일 성능 컴퓨팅 환경 대비 에너지 소비량이 최대 60% 적다.
이런 추세 덕분에 클라우드 시장은 한동안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다.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IDC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11조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해마다 16%씩 성장한다는 가정이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데이터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전문 서버 관리 인력과 공간이 있어야 하는 기업이 늘었다”며 “디지털 전환이 주요 트렌드인 만큼 시장 성장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