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Fed, ECB보다 긴축 더 길게할 것…경기침체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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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따라잡기
미국 투자은행(IB)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이 유럽 중앙은행(ECB)보다 더 길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미국의 경기침체 폭도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에단 해리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글로벌 이코노믹 위클리'를 통해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그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팬데믹 이후 유로존보다 훨씬 강하게 회복했기 때문에 하락할 여지가 더 크다"며 "미국은 경기침체가 조금 더 깊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노동시장과 소비지출이 견조하다는 점에서 미국은 더 큰 긴축이 필요할 것이란 지적이다. 우선 그는 "미국의 노동시장은 특히 과열되고 있다"며 "실업률은 현저히 낮고, 구인 공고는 이전 최고치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임금 상승이 매우 강하고 완화될 기미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소비 역시 견조하다. 그는 "2021년 2분기 미국 소비자들의 실질 상품 지출 규모는 정점에 달했는데, 2019년 4분기 수준을 18%나 웃돌았었다"며 "그 이후 소비자들의 지출은 감소했지만, 여전히 팬데믹 이전 추세를 상회한다"고 짚었다.
따라서 미국은 더 큰 긴축을 해야 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Fed는 구인 수요를 낮춰야 한다"면서도 "문제는 미국의 억눌린 구인 수요가 노동시장을 식히는 것을 매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Fed가 인플레이션을 적시에 통제하려면 실업률을 2% 정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Fed가 잠재 경제성장률을 위에서 아래로 끌어내리려 하면서 미국 경제는 큰 침체를 겪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유럽 시장은 더 강한 긴축이 필요할 만큼 경제가 과열되진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부분의 지표를 볼 때 유로존은 경기침체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며 "실업률은 낮지만 근로 시간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되지 않았고 임금 상승률만 소폭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유럽 경제를 발목을 잡는 또 다른 요인은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다. 그는 "유럽은 세계에서 가장 신뢰할 수 없는 에너지 자원인 러시아 천연가스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유럽 안팎으로 에너지를 이동시키는 게 어렵다는 점에서 유럽은 미국에 비해 에너지 가격 충격이 훨씬 더 심각하다"고도 덧붙였다.
미국과 유럽 간 인플레이션 발생 원인이 다르다는 점에서 ECB의 통화정책은 Fed보다 완화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은 경제의 과열이 인플레이션을 가속하고 있지만, 유럽은 경제의 과열보단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유럽과 미국은)인플레이션의 근본적인 원인이 매우 다르고 다른 통화정책이 요구된다"며 "유럽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노동 시장을 냉각시킬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유럽의 경우 전망의 불확실성이 많다는 점을 전제로 깔았다. 그는 "에너지 공급이 차질을 빚으며 추가 충격을 줄 가능성도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고조될 경우 유럽은 충격을 받기 쉽고, 평년보다 겨울에 취약해질 가능성이 높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Fed가 ECB보다 먼저 긴축을 시작했지만, 더 늦게 종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두 중앙은행은 거의 같은 속도로 움직이고 있지만 Fed는 더 일찍 출발해 나중에 끝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내년 3분기 동안 미국 경기가 -1.5%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유로존 경제에 대해서는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 각각 -1.2%, -1.6% 성장을 보인 뒤 내년 남은 기간 평균 1%가량 성장하며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에단 해리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글로벌 이코노믹 위클리'를 통해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그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팬데믹 이후 유로존보다 훨씬 강하게 회복했기 때문에 하락할 여지가 더 크다"며 "미국은 경기침체가 조금 더 깊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노동시장과 소비지출이 견조하다는 점에서 미국은 더 큰 긴축이 필요할 것이란 지적이다. 우선 그는 "미국의 노동시장은 특히 과열되고 있다"며 "실업률은 현저히 낮고, 구인 공고는 이전 최고치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임금 상승이 매우 강하고 완화될 기미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소비 역시 견조하다. 그는 "2021년 2분기 미국 소비자들의 실질 상품 지출 규모는 정점에 달했는데, 2019년 4분기 수준을 18%나 웃돌았었다"며 "그 이후 소비자들의 지출은 감소했지만, 여전히 팬데믹 이전 추세를 상회한다"고 짚었다.
따라서 미국은 더 큰 긴축을 해야 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기 위해 Fed는 구인 수요를 낮춰야 한다"면서도 "문제는 미국의 억눌린 구인 수요가 노동시장을 식히는 것을 매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Fed가 인플레이션을 적시에 통제하려면 실업률을 2% 정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Fed가 잠재 경제성장률을 위에서 아래로 끌어내리려 하면서 미국 경제는 큰 침체를 겪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유럽 시장은 더 강한 긴축이 필요할 만큼 경제가 과열되진 않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부분의 지표를 볼 때 유로존은 경기침체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며 "실업률은 낮지만 근로 시간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정상화되지 않았고 임금 상승률만 소폭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유럽 경제를 발목을 잡는 또 다른 요인은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다. 그는 "유럽은 세계에서 가장 신뢰할 수 없는 에너지 자원인 러시아 천연가스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유럽 안팎으로 에너지를 이동시키는 게 어렵다는 점에서 유럽은 미국에 비해 에너지 가격 충격이 훨씬 더 심각하다"고도 덧붙였다.
미국과 유럽 간 인플레이션 발생 원인이 다르다는 점에서 ECB의 통화정책은 Fed보다 완화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은 경제의 과열이 인플레이션을 가속하고 있지만, 유럽은 경제의 과열보단 에너지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유럽과 미국은)인플레이션의 근본적인 원인이 매우 다르고 다른 통화정책이 요구된다"며 "유럽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노동 시장을 냉각시킬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유럽의 경우 전망의 불확실성이 많다는 점을 전제로 깔았다. 그는 "에너지 공급이 차질을 빚으며 추가 충격을 줄 가능성도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고조될 경우 유럽은 충격을 받기 쉽고, 평년보다 겨울에 취약해질 가능성이 높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Fed가 ECB보다 먼저 긴축을 시작했지만, 더 늦게 종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두 중앙은행은 거의 같은 속도로 움직이고 있지만 Fed는 더 일찍 출발해 나중에 끝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내년 3분기 동안 미국 경기가 -1.5%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유로존 경제에 대해서는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 각각 -1.2%, -1.6% 성장을 보인 뒤 내년 남은 기간 평균 1%가량 성장하며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