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의회 국민의힘은 김종환 의원 등 소속의원 17명이 발의한 '성남시 청년기본소득 지급 조례 폐지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고 7일 밝혔다. 청년기본소득 사업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15년 11월 성남시장 때 시 발의로 제정해 이듬해 1월부터 시행한 사업이다. 시의회 국민의힘은 21일부터 열리는 시의회 정례회에서 해당 안건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시의회 민주당은 이 대표의 업적을 지우기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폐지에 나섰다고 반발하고 있어 이달 말 열리는 시의회 정례회 심의과정에서 여야 충돌이 예상된다.

청년기본소득은 시행 초기엔 만 19∼24세 청년의 복지향상과 취업역량 지원을 위해 분기별로 25만원, 연 100만원을 지역화폐로 지원하다 현재는 지급 대상을 조정해 거주 요건에 맞는 만 24세 청년에게 지급하고 있다.

이 대표가 경기지사에 당선된 2019년부터 경기도가 도내 31개 시군 전역으로 확대 시행해 만 24세 청년에게 연 100만원씩 지역화폐로 지급하고 있다.

성남시의회 국민의힘이 발의한 청년기본소득 폐지 조례안이 시의회 심의를 통과하면 성남시는 도내 31개 시군 중 유일하게 청년기본소득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 청년기본소득은 도비 70%, 시비 30%로 집행되므로 관련 조례가 폐지되면 당장 지급 근거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폐지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김종환 의원은 "청년기본소득 지급 조례는 청년들의 복지 향상과 취업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도입됐으나 문화·여가, 사회활동 등에 주로 사용돼 취업역량 강화 효과는 미미하고 특정 나이를 대상으로 지급되는 점에서 개개인의 활용성과 필요성을 고려하지 않은 한계가 드러났다"고 폐지 추진이유를 들었다.

반면 조정식 성남시의회 민주당 대표의원은 "성남에서 시작된 청년기본소득은 경기도 전역으로 확대되는 등 효과와 필요성이 입증된 사업인데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표 업적과 민주당 시정 지우기'를 위한 수순으로 폐지 조례안을 발의했다"고 반발했다.

현재 해당 안건의 시의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행정교육위는 국민의힘과 민주당 의원이 각 4명씩 동수로 민주당이 반대하면 폐지 조례안은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성남시의회 총 재적의원 34명의 3분의 1 이상이 동의하면 상임위에서 부결된 조례안을 본회의에 재상정할 수 있다. 시의회 다수당인 국민의힘은 본회의 상정을 통해 폐지 조례안을 최종 처리할 태세다. 한편 성남시의회의 정당별 의석 수는 국민의힘 18명, 민주당 16명으로 다수당이다.

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