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층 이상 건물 철거 시 영상 녹화하도록 조건부 승인
다시 시작된 광주 학동4구역 철거 공사…내년 3월께 완료
"다시는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
17명 사상자 발생으로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지에서 중단됐던 철거공사가 1년 5개월만인 7일 재개됐다.

집게발이 장착된 중장비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1층짜리 목조 주택을 지붕부터 차근차근 들어냈다.

철거 작업은 현산과 동구청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

사고가 발생한 뒤 처음으로 시작하는 공사인 만큼 각별히 안전에 주의하는 듯 보였다.

1시간이면 철거를 모두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계자의 설명과 달리 1시간이 훌쩍 넘었는데도 지붕 일부만 드러낼 정도로 느릿한 모습이었다.

현산 측은 저층 건물의 경우 일반 굴삭기로 철거하고 10m 이상 고층 건물은 최상층에 철거 장비를 올려 1층씩 해체하는 방식으로 철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도로와 인접한 건물을 해체할 때는 신호수와 안전요원을 추가로 배치해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하기로 했다.

이날 철거가 시작된 건물은 신고 대상인 2층 이하 소형 건물에 해당한다.

이곳을 포함해 앞으로 신고 대상 소형 건물 60곳에 대한 철거 공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계속된다.

신고 대상인 소형 건물과 달리 3층 이상 중대형 건물(허가 대상) 철거는 까다로운 조건이 내걸렸다.

동구는 철거 대상 중대형 건물 42개 중 36개에 대해 허가하면서 4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이 조건에는 철거 공사 장면을 모두 동영상으로 녹화하라는 요구가 포함됐다.

안전관리 계획과 절차 등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다시 시작된 광주 학동4구역 철거 공사…내년 3월께 완료
또 안전한 철거를 담보할 수 있는 해체계획서와 안전 확보계획서를 보강해 제출토록 하고 감리자 상주, 안전관리자 추가 배치 등의 사항을 허가 조건에 포함했다.

현산 측이 해당 조건을 모두 충족해 관련 서류를 모두 제출하면 관계자 회의를 통해 중대형건물에 대한 철거공사 재개 여부를 최종 승인한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동구는 조건부 허가가 내려져 있던 건물 외에도 2개 건물에 대한 허가 서류를 새로 제출받아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

나머지 2층 이하 소형건물(신고 대상) 8개 동과 3층 이상 중대형 건물(허가 대상) 8개 동은 보상 협상 등이 늦어져 관련 서류가 제출되지 않은 상태다.

동구와 현산 측은 서류가 제출되지 않은 건물을 제외하면 내년 2~3월쯤 철거 공사를 마무리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현산 관계자는 "철거 공사가 어렵게 재개된 만큼 안전 관리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비슷한 재해나 사고가 생기지 않도록 안전하게 현장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학동 붕괴사고는 지난해 6월 9일 오후 4시 22분께 학동 4구역 재개발 사업지의 버스 정류장에서 발생했다.

철거 공사 중이던 지상 5층짜리 건물이 통째로 무너지면서 바로 앞 정류장에 정차한 시내버스 1대가 매몰돼 승객 9명이 숨지고 다른 승객과 운전기사 등 8명이 다쳤다.

다시 시작된 광주 학동4구역 철거 공사…내년 3월께 완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