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7일 여의도 시범아파트의 신속통합기획안을 확정하면서 10년 뒤의 여의도 스카이라인 윤곽이 드러났다. 서울의 상징인 63빌딩에 버금가는 최고 65층 높이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도록 용적률을 대폭 끌어올리고, 한강변 바로 앞은 시민 휴식공간을 마련하는 식이다. 아파트 동 수를 크게 줄여 녹지를 확보하고 수변공간을 공공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오세훈식 도시 개발’이 시범아파트 재건축안에 그대로 녹아들었다는 평가다.

서울 재건축단지 가운데 가장 높은 층수의 아파트가 들어선다는 점이 주민 동의를 끌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기여분은 한강 바로 앞에 ‘그레이트선셋 한강’이라는 전망데크와 문화공원으로 활용된다.

오세훈 시장의 역점 사업인 신속통합기획은 민간이 주도하는 재개발·재건축과 달리 초기 단계부터 서울시가 개입해 정비계획안을 짜서 사업을 지원하는 제도다. 이 때문에 민간이 주도할 때보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정비계획안 심의를 더 빨리 통과할 수 있다. 김장수 서울시 공동주택지원과장은 “신통기획을 거친 정비계획안은 별도 소위원회에서 심의해 통과시키는 만큼 일반 사업보다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다”며 “공공기여분이 있지만 용적률을 크게 올려 주민 혜택을 강화하는 식으로 주민과 시 간 합의를 이끌어낸 사례”라고 설명했다.

시범아파트가 여의도 재건축의 시작을 알리면서 인근 정비사업지들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한 단지가 정비사업을 추진하면 인접 지역도 선례를 참고해 계획을 세우기 때문이다. 앞서 공작아파트가 일반 재건축 방식으로 49층 정비계획을 확정한 바 있다. 인근 한양아파트는 신통기획으로 추진하면서 신탁 방식으로 진행된다. KB부동산신탁은 이달 재건축 계획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신통기획이 성공 사례를 만들면서 서울 주요 지역 스카이라인과 도시 경관의 변화를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