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사 "이자율 높은 것부터 갚아왔을 뿐…시 보증 채무도 적극 상환할 것"
대전시 "현금흐름 제대로 못 살핀 면 있어…시 부담 최소화 노력"
대전천변도로 운영사 수익성 좋은데 시 보증 채무 왜 안 갚나
대전지역 첫 유료 민자도로인 대전천변고속화도로 운영사(DRECL)가 대전시 채무 보증 대출금을 적극적으로 갚고 있지 않아 우려되는 가운데 DRECL은 비슷한 산업군 내에서 수익성이 높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DRECL의 회계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액은 161억6천900여만원으로 파악됐다.

이 회사의 매출은 전액 유료도로 통행료 수입에서 나온다.

지난해 매출액의 25.34%인 40여억원을 영업이익으로 남겼다.

현재 800원인 통행료로 충분히 수익을 내는 구조다.

에비타(EBITDA)를 살펴보면 이 회사의 수익성은 더 뛰어나다.

에비타는 기업의 영업이익에 현금이 들어가지 않는 감가상각비·무형자산상각비 등을 더한 이익으로, 기업의 실제 현금 창출 능력을 추측하는 지표로 흔히 사용된다.

에비타가 높을수록 벌어들이는 현금이 많아 기업의 수익성이 뛰어난 것으로 판단한다.

이 회사의 최근 3년간 매출액 대비 에비타는 5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술적으로 전체 매출액 161억원 가운데 절반 이상은 현금으로 벌어 남겼다.

금융권에서 빌린 대출금의 원금·이자를 갚을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금융비용) 역시 최근 꾸준히 상승했다.

이같은 지표 등을 바탕으로 DRECL은 전국 민자도로 운영사 산업군 가운데 수익성 상위 그룹에 속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DRECL은 지난 20년 가까이 대전시가 보증을 서서 조달한 자금 1천400억원을 전혀 상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비율이 2019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두 배 넘게 개선됐지만, 실제 금융권에 납입한 비용은 오히려 줄었다.

지난해는 원금 상환 없이 이자비용으로만 19억원을 지출했다.

일각에서는 좋은 실적을 내고도 채무 상환에 적극적이지 않은 점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DRECL 측이 보증 채무액 1천400억원을 갚지 못하면 2032년에 모두 대전시가 대신 갚아야 한다.

대전시와 DRECL 양측은 1999년 도로 건설 계약을 맺을 때 교통량 부족 등으로 수입이 현저히 적으면 도로 운영사가 내야 할 금융채무를 대전시가 대신 지급하도록 계약(대위변제의무) 했기 때문이다.

시청 내부에서는 DRECL 측이 대전시의 보증을 믿고 대출금 상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DRECL의 수익구조는 뛰어나지만, 무형자산상각비와 같은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손실을 반영한 재무제표상 당기순이익은 영업이익 대비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 때문에 대전시는 그동안 천변도로 운영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인식해왔다.

지난 7월 DRECL의 요청을 받고 현재 800원인 통행료를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중단하기도 했다.

DRECL 측은 "우리는 전체 차입금 관리 측면에서 어느 한 곳에 치우쳐 있지 않다.

이자율이 높은 것부터 갚아 왔을 뿐, 앞으로 대전시 보증 채무도 적극적으로 갚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통행료를 올려야 한다고 대전시에 요청한 것은 수익성 개선 보다 보증 채무 상환 속도를 높이려는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에비타 개념으로 보면 현금흐름과 수익성이 나쁘진 않은 것은 맞다"며 "대전시에 매년 회계감사자료를 투명하게 제출하고 있지만, 재무제표를 보더라도 이해하기 어려운 분들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그동안 전문성이 부족해서 현금 흐름 등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외부 회계 전문가를 고용하거나 위촉해서 천변도로 대출원금을 최대한 많이 갚도록 해 2032년 대전시가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