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중간선거 끝…랠리 시작? 골드만 vs 블랙록 '침체'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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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미 동부 시간) 뉴욕 증시는 소폭이지만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다우는 1.31%, S&P500 지수는 0.96% 올랐고 나스닥은 0.85% 상승했습니다. 별다른 경제 지표 발표가 없는 가운데 큰 그림에서 세 가지가 긍정적 영향을 줬습니다.
① 중국의 경제 재개 전망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제로 코로나' 조기 종료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어쨌든 점차 봉쇄를 완화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살아 있습니다. 바이탈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중국의 코로나 완화는 하느냐, 안 하느냐의 이분법적 결정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은 이미 아주 엄격한 봉쇄에서 벗어나 미세 조정을 하는 등 접근 방식을 달리하고 있으며 내년 3~4월 봉쇄를 종료하는 과정에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중국 정부는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제로 코로나' 방향을 고수할 것이라면서도 몇몇 도시의 과도한 조치는 시정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이와 관련, "중국 정부가 내년 2분기에 코로나 규제 완화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는 중국 주가를 20% 상승시킬 수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골드만은 "증시는 그보다 한 달 먼저 움직이고, 그 모멘텀은 두세 달 지속할 수도 있다"라고 봤습니다. 중국의 10월 수출은 0.3% 감소해 전월(+5.7%)이나 시장 예상(4.3%)을 크게 밑돌았습니다. 또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팬데믹 초기인 2020년 5월(-3.3%) 이후 처음입니다. 10월 수입도 0.7% 줄었습니다. 다만 봉쇄 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가 작용하면서 부정적 영향은 제한됐습니다. 독일의 9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0.6% 증가해 시장 예상을 웃돈 것도 긍정적이었습니다. ② 우크라이나 종전 가능성?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5일 백악관이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둘 것을 설득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를 보면 미국 관리들은 혹독한 겨울이 시작되면 우크라이나가 에너지 망에 대한 공격에 따른 정전으로 인해 젤렌스키가 휴전 협상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가 종전 협상이 열리기 전에 최대한 많은 군사적 이익을 확보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오늘 월스트리트저널은 백악관의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최근 크렘린의 유리 우샤코프 외교담당 보좌관 등과 몇 달 동안 접촉해왔다고 보도했습니다. 핵전쟁 확전 방지와 대화 채널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종전을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썼습니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역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처럼 점점 더 끝이 다가오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윤제성 뉴욕생명 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러시아가 동부 우크라이나만 갖고 전쟁을 끝내는 걸 미국에 제안했다는 소문이 나돈다"라고 말했습니다.
③ 미국의 중간선거 끝→불확실성 해소'
내일이면 중간선거가 치러집니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1950년 이래 중간선거가 치러진 해에 S&P500 지수는 그해 11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 한 번도 하락한 적이 없습니다. 윤 CIO는 "많은 월가 투자자들이 중간선거 이후 증시가 100% 올랐다는 이야기를 강하게 믿고 있다"라며 "과거 확률이 너무 높고 많은 사람이 이를 믿고 있어서 무시할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거시 경제 상황을 보면 얼마나 멀리 많이 오를까에 대해서는 의심이 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게다가 공화당이 상하원을 지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취합해 분석하는 파이브서티에이트에 따르면 공화당이 하원을 차지할 가능성은 82%, 상원을 지배할 확률은 54%에 달합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는 오늘 "이번 주 중간선거를 앞두고 주식에 대해 낙관적 태도를 유지할 것"을 권했습니다. 그는 공화당이 적어도 상·하원 중 하나라도 승리한다면 이는 채권 금리를 떨어뜨리고 주가를 상승시킬 수 있는 잠재적 촉매가 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또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 재정 지출이 동결되고 재정 적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므로 10년물 금리를 크게 낮아질 것이고 베어마켓 랠리가 이어지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를 차지하지 못해도 주가와는 큰 상관이 없습니다. 아카데미 증권의 피터 치르 전략가는 "중간선거에서 누가 승리하든 간에 우리는 이제 좀 더 경제적 이슈에 집중하게 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도 평화협상을 향해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공화당이 양원을 차지하더라도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효화시킬 수 있는 상원 3분의 2 이상을 장악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또 뉴욕 증시가 걱정할 수 있는 민주당의 상·하원 장악 확률은 10% 수준에 불과합니다. 유명 투자자인 케빈 오레이리는 "상원은 민주당 다수에서 공화당 다수로 뒤집힐 것이고 이는 완전한 교착 상태로 이어질 것이다. 앞으로 2년 동안 더 이상의 법안이나 재정 지출 증가, 세금 증가 등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이는 미국 기업들이 경제를 되찾을 것이란 얘기이고 우리에게 숨을 쉴 공간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에겐 불안감이 있습니다. 과거 중간선거 해를 따져보면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올릴 때는 수익률이 높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쓰리포틴 리서치에 따르면 중간선거가 없는 해의 1년간(1~12월) 수익률은 9.95%이지만, 중간선거가 있는 해의 경우 6.68%에 그쳤습니다. 그리고 중간선거가 있는 해에 Fed의 긴축이 겹쳤을 때는 0.34%에 불과했습니다. 그리고 Fed는 올해 지속해서 긴축해왔습니다. 네 번 연속 75bp를 올린 뒤 12월에는 50bp로 인상 폭을 줄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고용과 물가 등 데이터가 협조를 해줘야 합니다. 당장 10일에 10월 소비자물가(CPI)가 발표됩니다. 월가의 컨센서스는 헤드라인 수치가 전년 대비 7.9%, 전월 대비 0.6%입니다. 지난 9월(8.2%, 0.4%)에 비해 전년 대비 수치는 하락하지만, 전월 대비 수치가 높아집니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각각 6.5%, 0.5%입니다. 이는 전월(6.6%, 0.6%)에 비해 조금씩 낫습니다. 골드만삭스는 헤드라인 7.8%, 0.49% 근원 6.46%, 0.44%를 예상합니다. 중고차(-2.5%) 건강 보험(-3%), 항공료(-2%) 등의 하락이 나타나겠지만 신차(+1.0%) 가격은 계속 오르고 주거비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또 다른 매우 강력한 주거비 수치(임대료 +0.78%, 주택소유자의 등가임대료 OER +0.75%)를 보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자동차 보험료, 휘발유와 식품 가격 상승세로 지속할 것으로 봤습니다. 웰스파고는 "헤드라인 지수는 전년 대비 8.0%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월간 상승률은 0.6%로 더 상승할 것"이라며 "휘발유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여전히 높지만 약간 완만해진) 식품 인플레이션이 헤드라인 인상을 이끌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근원 인플레이션은 중고차 가격 하락으로 약간 둔화하겠지만 서비스 물가 상승으로 인해 전월 대비 0.5% 증가로 불편할 정도로 높은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웰스파고는 "10월 근원 인플레이션 완화는 인플레이션이 적어도 더 악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낼 수는 있지만, Fed의 목표인 2% 복귀는 아직 멀고 한동안 Fed는 긴축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이런 Fed의 긴축으로 경기 침체가 나타나지 않아야 합니다. 에드 야데니 야데니 리서치 설립자는 "내일 중간선거는 역사가 지침이라면 앞으로 몇 달 동안 주가를 더욱 상승시킬 수 있다"라면서 "우리의 연착륙 경제 전망이 실현된다면(60% 주관적 확률) 주식 시장에 또 다른 순풍이 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도이치뱅크의 짐 리드 전략가는 "중간선거가 단기적으로 긍정적 촉매가 될 수 있다"라면서도 "여전히 내년 미국 경제의 침체를 기본 시나리오로 보고 있고 이는 과거 상승 기록보다 힘이 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침체가 발생하면 Fed가 전환해도 약세장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바클레이스는 Fed 긴축 중단이 이번에는 강세 신호가 아닐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완화로의 전환은 역사적으로 주가에 긍정적 신호였지만 이미 진행 중인 경기 침체와 동시에 발생하면 약세 신호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바클레이스는 "지난 10여 년간의 저물가 시대엔 Fed는 침체가 시작되기 훨씬 전에 긴축을 중단할 수 있었고 이는 주가 상승의 길을 닦았다"라면서도 "Fed가 인플레이션과 싸우던 시기에는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사이의 시차가 축소되고 종종 겹친다. 마지막 금리 인상이 끝날 때 침체가 발생하면 Fed의 긴축 중단은 일반적으로 강세 신호가 아니라 약세 신호”라고 지적했습니다. 즉 지속한 금리 인상으로 침체가 생기면 뒤늦게 Fed가 전환해도 일정 기간 약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월가에선 내년에 경기 침체 확률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블랙록이 대표적입니다. 경기 침체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블랙록은 "근원 인플레이션의 주로 노동시장의 지속적 제약으로 인해 고정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Fed는 과도한 긴축으로 경제를 완만한 경기 침체에 빠뜨릴 것이다. 특히 Fed가 과거에 했듯이 빨리 인플레이션을 목표(2%)로 완전히 되돌리려고 한다면 깊은 경기 침체가 다가올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유지될 것으로 이유로 ▲인구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의 제한 ▲글로벌 공급망 재배치 및 미·중갈등으로 인해 물가가 낮았던 대안정기(The Great Moderation)의 종말 ▲탄소 제로로 가는 에너지 전환(고비용)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제시했습니다. 블랙록은 "끈질기게 버티는 경제는 Fed가 과도하게 긴축할 가능성을 높일 뿐이며 경제는 더욱 악화하고 위험 자산에는 나쁜 소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금융시장의 균열 위험도 현실화하고 있다고 봤습니다. 블랙록은 "중앙은행이 그들이 초래한 경제적 위기에 직면해 결국 금리 인상을 중단하리라 생각한다"면서도 "생산능력이 빨리 회복되지 않으면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안고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블랙록은 "투자자들은 수십 년간 안정적 성장 및 물가가 이어진 대안정기의 강세장에서 저가매수가 높은 이익을 거뒀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모든 인물이 반지에 끌리는 것처럼 이런 충동은 여전히 있다. 하지만 지금은 저가매수가 고통을 부른다고 생각한다. 하락장이나 단기 랠리에 매수하려는 반지의 유혹(오래된 플레이북)을 피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건 골룸처럼 인생을 망칠 위험이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오늘 보고서에서 "여전히 연착륙할 수 있다"라며 "향후 12개월 동안 침체에 빠질 확률은 여전히 35%"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의 설문 조사에서 나온 평균 63%보다 훨씬 낮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고인플레이션 경제에서 저인플레이션으로 가는 매우 그럴듯한 연착륙 4단계 경로를 보고 있다"라며 a) 성장률은 추세보다 낮지만, 여전히 긍정적인 비율(1% 수준)로 낮추고 b) 노동시장의 균형 재조정 및 제한적 실업 증가 c) 임금 상승률을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낮추고 d)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을 2%로 다시 떨어뜨리는 길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성장률은 이미 추세 이하로 감소했고 ▲노동시장의 재조정도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명목임금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임금 지표나 고용비용지수(ECI) 등에서 그런 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죠. 또 ▲근원 물가가 ISM의 구매관리자지수(PM) 둔화와 렌트 상승률 둔화 등으로 앞으로 낮아질 것으로 봤으며 ▲Fed는 과도한 긴축과 침체 위험을 줄이기 위해 내년부터는 제한적으로 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천연가스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한 유럽의 경기 침체 시나리오도 다소 후퇴했고 ▲중국 정부도 코로나 제로 봉쇄에서 내년 2분기로 예상되는 경제 재개방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제시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제로 코로나' 조기 종료설을 부인하고 있지만, 어쨌든 점차 봉쇄를 완화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살아 있습니다. 바이탈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중국의 코로나 완화는 하느냐, 안 하느냐의 이분법적 결정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은 이미 아주 엄격한 봉쇄에서 벗어나 미세 조정을 하는 등 접근 방식을 달리하고 있으며 내년 3~4월 봉쇄를 종료하는 과정에 있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중국 정부는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제로 코로나' 방향을 고수할 것이라면서도 몇몇 도시의 과도한 조치는 시정돼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이와 관련, "중국 정부가 내년 2분기에 코로나 규제 완화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는 중국 주가를 20% 상승시킬 수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골드만은 "증시는 그보다 한 달 먼저 움직이고, 그 모멘텀은 두세 달 지속할 수도 있다"라고 봤습니다. 중국의 10월 수출은 0.3% 감소해 전월(+5.7%)이나 시장 예상(4.3%)을 크게 밑돌았습니다. 또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팬데믹 초기인 2020년 5월(-3.3%) 이후 처음입니다. 10월 수입도 0.7% 줄었습니다. 다만 봉쇄 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가 작용하면서 부정적 영향은 제한됐습니다. 독일의 9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0.6% 증가해 시장 예상을 웃돈 것도 긍정적이었습니다. ② 우크라이나 종전 가능성?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5일 백악관이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둘 것을 설득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를 보면 미국 관리들은 혹독한 겨울이 시작되면 우크라이나가 에너지 망에 대한 공격에 따른 정전으로 인해 젤렌스키가 휴전 협상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가 종전 협상이 열리기 전에 최대한 많은 군사적 이익을 확보하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오늘 월스트리트저널은 백악관의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최근 크렘린의 유리 우샤코프 외교담당 보좌관 등과 몇 달 동안 접촉해왔다고 보도했습니다. 핵전쟁 확전 방지와 대화 채널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종전을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썼습니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역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처럼 점점 더 끝이 다가오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윤제성 뉴욕생명 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러시아가 동부 우크라이나만 갖고 전쟁을 끝내는 걸 미국에 제안했다는 소문이 나돈다"라고 말했습니다.
③ 미국의 중간선거 끝→불확실성 해소'
내일이면 중간선거가 치러집니다. 씨티그룹에 따르면 1950년 이래 중간선거가 치러진 해에 S&P500 지수는 그해 11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 한 번도 하락한 적이 없습니다. 윤 CIO는 "많은 월가 투자자들이 중간선거 이후 증시가 100% 올랐다는 이야기를 강하게 믿고 있다"라며 "과거 확률이 너무 높고 많은 사람이 이를 믿고 있어서 무시할 수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거시 경제 상황을 보면 얼마나 멀리 많이 오를까에 대해서는 의심이 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게다가 공화당이 상하원을 지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취합해 분석하는 파이브서티에이트에 따르면 공화당이 하원을 차지할 가능성은 82%, 상원을 지배할 확률은 54%에 달합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는 오늘 "이번 주 중간선거를 앞두고 주식에 대해 낙관적 태도를 유지할 것"을 권했습니다. 그는 공화당이 적어도 상·하원 중 하나라도 승리한다면 이는 채권 금리를 떨어뜨리고 주가를 상승시킬 수 있는 잠재적 촉매가 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또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 재정 지출이 동결되고 재정 적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므로 10년물 금리를 크게 낮아질 것이고 베어마켓 랠리가 이어지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를 차지하지 못해도 주가와는 큰 상관이 없습니다. 아카데미 증권의 피터 치르 전략가는 "중간선거에서 누가 승리하든 간에 우리는 이제 좀 더 경제적 이슈에 집중하게 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도 평화협상을 향해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공화당이 양원을 차지하더라도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효화시킬 수 있는 상원 3분의 2 이상을 장악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또 뉴욕 증시가 걱정할 수 있는 민주당의 상·하원 장악 확률은 10% 수준에 불과합니다. 유명 투자자인 케빈 오레이리는 "상원은 민주당 다수에서 공화당 다수로 뒤집힐 것이고 이는 완전한 교착 상태로 이어질 것이다. 앞으로 2년 동안 더 이상의 법안이나 재정 지출 증가, 세금 증가 등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이는 미국 기업들이 경제를 되찾을 것이란 얘기이고 우리에게 숨을 쉴 공간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에겐 불안감이 있습니다. 과거 중간선거 해를 따져보면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올릴 때는 수익률이 높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쓰리포틴 리서치에 따르면 중간선거가 없는 해의 1년간(1~12월) 수익률은 9.95%이지만, 중간선거가 있는 해의 경우 6.68%에 그쳤습니다. 그리고 중간선거가 있는 해에 Fed의 긴축이 겹쳤을 때는 0.34%에 불과했습니다. 그리고 Fed는 올해 지속해서 긴축해왔습니다. 네 번 연속 75bp를 올린 뒤 12월에는 50bp로 인상 폭을 줄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고용과 물가 등 데이터가 협조를 해줘야 합니다. 당장 10일에 10월 소비자물가(CPI)가 발표됩니다. 월가의 컨센서스는 헤드라인 수치가 전년 대비 7.9%, 전월 대비 0.6%입니다. 지난 9월(8.2%, 0.4%)에 비해 전년 대비 수치는 하락하지만, 전월 대비 수치가 높아집니다.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각각 6.5%, 0.5%입니다. 이는 전월(6.6%, 0.6%)에 비해 조금씩 낫습니다. 골드만삭스는 헤드라인 7.8%, 0.49% 근원 6.46%, 0.44%를 예상합니다. 중고차(-2.5%) 건강 보험(-3%), 항공료(-2%) 등의 하락이 나타나겠지만 신차(+1.0%) 가격은 계속 오르고 주거비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또 다른 매우 강력한 주거비 수치(임대료 +0.78%, 주택소유자의 등가임대료 OER +0.75%)를 보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자동차 보험료, 휘발유와 식품 가격 상승세로 지속할 것으로 봤습니다. 웰스파고는 "헤드라인 지수는 전년 대비 8.0%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월간 상승률은 0.6%로 더 상승할 것"이라며 "휘발유 가격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여전히 높지만 약간 완만해진) 식품 인플레이션이 헤드라인 인상을 이끌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근원 인플레이션은 중고차 가격 하락으로 약간 둔화하겠지만 서비스 물가 상승으로 인해 전월 대비 0.5% 증가로 불편할 정도로 높은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웰스파고는 "10월 근원 인플레이션 완화는 인플레이션이 적어도 더 악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나타낼 수는 있지만, Fed의 목표인 2% 복귀는 아직 멀고 한동안 Fed는 긴축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이런 Fed의 긴축으로 경기 침체가 나타나지 않아야 합니다. 에드 야데니 야데니 리서치 설립자는 "내일 중간선거는 역사가 지침이라면 앞으로 몇 달 동안 주가를 더욱 상승시킬 수 있다"라면서 "우리의 연착륙 경제 전망이 실현된다면(60% 주관적 확률) 주식 시장에 또 다른 순풍이 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도이치뱅크의 짐 리드 전략가는 "중간선거가 단기적으로 긍정적 촉매가 될 수 있다"라면서도 "여전히 내년 미국 경제의 침체를 기본 시나리오로 보고 있고 이는 과거 상승 기록보다 힘이 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침체가 발생하면 Fed가 전환해도 약세장이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바클레이스는 Fed 긴축 중단이 이번에는 강세 신호가 아닐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완화로의 전환은 역사적으로 주가에 긍정적 신호였지만 이미 진행 중인 경기 침체와 동시에 발생하면 약세 신호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바클레이스는 "지난 10여 년간의 저물가 시대엔 Fed는 침체가 시작되기 훨씬 전에 긴축을 중단할 수 있었고 이는 주가 상승의 길을 닦았다"라면서도 "Fed가 인플레이션과 싸우던 시기에는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사이의 시차가 축소되고 종종 겹친다. 마지막 금리 인상이 끝날 때 침체가 발생하면 Fed의 긴축 중단은 일반적으로 강세 신호가 아니라 약세 신호”라고 지적했습니다. 즉 지속한 금리 인상으로 침체가 생기면 뒤늦게 Fed가 전환해도 일정 기간 약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월가에선 내년에 경기 침체 확률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블랙록이 대표적입니다. 경기 침체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블랙록은 "근원 인플레이션의 주로 노동시장의 지속적 제약으로 인해 고정적일 것으로 생각한다. Fed는 과도한 긴축으로 경제를 완만한 경기 침체에 빠뜨릴 것이다. 특히 Fed가 과거에 했듯이 빨리 인플레이션을 목표(2%)로 완전히 되돌리려고 한다면 깊은 경기 침체가 다가올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유지될 것으로 이유로 ▲인구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의 제한 ▲글로벌 공급망 재배치 및 미·중갈등으로 인해 물가가 낮았던 대안정기(The Great Moderation)의 종말 ▲탄소 제로로 가는 에너지 전환(고비용)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제시했습니다. 블랙록은 "끈질기게 버티는 경제는 Fed가 과도하게 긴축할 가능성을 높일 뿐이며 경제는 더욱 악화하고 위험 자산에는 나쁜 소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금융시장의 균열 위험도 현실화하고 있다고 봤습니다. 블랙록은 "중앙은행이 그들이 초래한 경제적 위기에 직면해 결국 금리 인상을 중단하리라 생각한다"면서도 "생산능력이 빨리 회복되지 않으면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안고 살아가게 될 것"이라고 봤습니다. 블랙록은 "투자자들은 수십 년간 안정적 성장 및 물가가 이어진 대안정기의 강세장에서 저가매수가 높은 이익을 거뒀다는 것을 알게 됐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모든 인물이 반지에 끌리는 것처럼 이런 충동은 여전히 있다. 하지만 지금은 저가매수가 고통을 부른다고 생각한다. 하락장이나 단기 랠리에 매수하려는 반지의 유혹(오래된 플레이북)을 피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건 골룸처럼 인생을 망칠 위험이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오늘 보고서에서 "여전히 연착륙할 수 있다"라며 "향후 12개월 동안 침체에 빠질 확률은 여전히 35%"라고 밝혔습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의 설문 조사에서 나온 평균 63%보다 훨씬 낮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고인플레이션 경제에서 저인플레이션으로 가는 매우 그럴듯한 연착륙 4단계 경로를 보고 있다"라며 a) 성장률은 추세보다 낮지만, 여전히 긍정적인 비율(1% 수준)로 낮추고 b) 노동시장의 균형 재조정 및 제한적 실업 증가 c) 임금 상승률을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낮추고 d)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을 2%로 다시 떨어뜨리는 길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성장률은 이미 추세 이하로 감소했고 ▲노동시장의 재조정도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명목임금 상승률이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임금 지표나 고용비용지수(ECI) 등에서 그런 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죠. 또 ▲근원 물가가 ISM의 구매관리자지수(PM) 둔화와 렌트 상승률 둔화 등으로 앞으로 낮아질 것으로 봤으며 ▲Fed는 과도한 긴축과 침체 위험을 줄이기 위해 내년부터는 제한적으로 금리 인상을 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천연가스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한 유럽의 경기 침체 시나리오도 다소 후퇴했고 ▲중국 정부도 코로나 제로 봉쇄에서 내년 2분기로 예상되는 경제 재개방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제시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