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황운하 직업적 음모론자"…민주당 격분 예결위 파행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과 방송인 김어준 씨를 '직업적 음모론자'로 지칭했다.



이날 한 장관의 발언은 '한동훈이 추진하는 마약과의 전쟁이 이태원 참사의 원인이라는 건 황당한 주장인가'라는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의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조 의원은 tbs 교통방송 진행자인 김어준 씨가 이런 주장을 내놨고, 민주당 의원들이 동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조 의원의 질의에 "김어준 씨나 황운하 의원과 같은 '직업적인 음모론자'들이 이 국민적 비극을 이용해 정치 장사를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공당이 거기에 가세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 장관의 발언에 야당 의원들은 격분했다.

"국무위원 발언이 경악스럽다"(윤영덕 의원), "예결위원장이 엄중 경고해야 한다"(김한규 의원), "명백히 국회를 모욕한 것"(전용기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은 의사진행 발언을 이어가며 한 장관을 맹비난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이철규 의원이 "특정 방송인의 행태와 거기에 부화뇌동하는 정치인의 행태를 비판한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같은 당 배현진 의원도 "한 장관이 황 의원에게 '직업적 음모론자'라고 했다면 국무위원으로서 품위에 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판단한다. 그 부분에 대해 사과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장관은 거듭 "(직업적 음모론자 발언은) 김어준 씨와 황운하 의원 둘 다 포함된 이야기"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한 장관은 '매우 잘못된 이야기다. 그 부분에 대해 사과할 의사가 있느냐'는 우원식 예결위원장의 물음엔 "저는 음해를 받은 당사자로서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며 사과를 거부했다.

한 장관의 발언을 둘러싼 잡음으로 예결위는 이날 저녁 10시께 정회했다가 50분여 뒤 속개했다.

야당 의원들은 '한 장관이 정식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회의를 진행할 수 없다'며 날을 세웠다.

한 장관은 이에 "저는 황 의원의 정상적인 의정활동에 대해 평가한 것이 아니라 방송에 나가서 했던 터무니 없는 음해에 대해 발언한 것"이라며 "사과할 뜻은 없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황 의원의 발언은 저를 이태원 참사의 배후이자 주범으로 모는 내용이었다"며 "그 정도 내용에 직접 지목돼 명예에 큰 피해를 입은 사람이 할 수 있는 평가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 장관은 "다만 제 발언 때문에 의사진행이 되지 못한 것에 대해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제가 말씀드린 취지에 대해선 번복할 의사는 없다"고 했다.

한 장관이 사과를 끝내 거부하자 야당 의원들은 한 장관에게 퇴장을 요구했다.



결국 우원식 위원장은 "국무위원 한 분이 본인의 억울한 감정을 갖고 예결위 회의장에서 의원을 '직업적 음모론자'로 규정하는 것은 정말 옳지 않다. 사과가 이뤄지고 있지 않아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갖겠다"며 정회를 선포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