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최근 한 달만의 최고치로 급등했다. 겨울이 나가오면서 미국의 날씨가 빠르게 추워지고 있어서다. 에너지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매수심리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천연가스 선물 12월물은 MMBtu(열량 단위)당 6.94달러로 전장 대비 0.54달러(8.50%) 뛰었다. 마켓인사이더에 따르면 장중 12.8% 급등하며 MMBtu당 7.2달러를 웃돌았다.

지난 4일 7.11% 오른 데 이어 2거래일째 상승세다. 지난달 6일 6.97달러를 기록한 이후 약 한 달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이다.

천연가스 가격은 올 들어 급등락을 반복했다.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가격이 뛰어올랐다.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대체재로 미국 수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후 미 중앙은행(Fed)의 고강도 통화긴축 정책이 지속되며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자 2분기 하락세를 그렸지만, 러시아가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에 맞서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다시 가격이 뛰었다. 미국 천연가스 선물은 지난 8월 MMBtu당 9.68달러까지 올랐다.
추워지는 날씨에 천연가스 선물 장중 12% 급등 [원자재 포커스]
이번에 천연가스 가격이 반등하는 건 내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날씨가 추워지면서 난방 수요가 늘고 있다는 뜻이다. 마켓인사이더에 따르면 미국 국립기상청은 “뉴욕시와 매사추세츠 등 일부 지역에서 잠시 예년보다 기온이 따뜻하겠지만 이후 북동부 전역에서 기온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측해다. 기상청은 서부 지역 일부에서는 폭설이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증가 전망도 가격을 끌어올린 요인이다. LNG는 운반을 위해 액체 상태로 만든 천연가스를 뜻한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 프리포트에 있는 액화천연가스 터미널이 이달 중순 가동을 재개할 예정이다. 이 터미널은 지난 6월 화재로 가동이 멈췄었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는 “메릴랜드주에 있는 벅셔해서웨이 에너지의 LNG 공장도 한 달 간의 정비를 마치고 지난달 28일 가동을 재개했다”고 설명했다.

공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데이터 분석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이달 미국 48개주의 천연가스 생산량 평균은 98.3bcfd(십억입방피트)로, 사상 최대치였던 10월 생산량 평균(99.4bcfd)보다 떨어졌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