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29일 청와대 관저 앞 마당에서 풍산개들과 시간을 보내는 모습.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29일 청와대 관저 앞 마당에서 풍산개들과 시간을 보내는 모습.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풍산개 반환' 의사를 밝힌 문제가 국내 정치권을 뜨겁게 달군 가운데 "문 전 대통령이 북한의 선물을 포기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영국 BBC는 7일(현지 시각) "문재인 전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 선물로 보낸 개들을 포기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BBC는 "개들을 돌보는 데 드는 비용을 누가 댈 것이냐를 두고 전·현 정부 간 이견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은 2018년 정상회담 후 문 전 대통령에게 그 개들을 선물했다. 그 개들은 문 전 대통령이 5월 퇴임한 후에도 그의 보살핌을 받았으나, 이제 현 정부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BBC 뉴스 캡처
BBC 뉴스 캡처
해당 풍산개들은 반려견의 특성상 주인과의 유대 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문 전 대통령이 계속 키우기로 했고, 현 정부는 양육 비용을 지원키로 했다. 이 비용은 대략 한 달에 250만원 정도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현 정부 간 이런 합의가 지켜지기 위해선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되어야 할 '기록물'의 범주에서 동물은 제외하는 등의 법령 개정이 필요했다.

하지만 법령 개정에 시간이 걸리면서 월 250만원이 지난 6개월간 집행되지 않았고, 이에 문 전 대통령은 '반환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통령 비서실은 "풍산개들은 법적으로 국가 소유이고 대통령기록물로 문 전 대통령 퇴임시 대통령기록관에 이관되었으나, 대통령기록관에 반려동물을 관리하는 인적·물적 시설과 시스템이 없었고 정서적 교감이 필요한 반려동물의 특성까지 감안, 대통령기록관 및 행안부와 문 전 대통령 사이에 그 관리를 문 전 대통령에게 위탁하기로 협의가 이루어졌다"며 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이들을 양산 사저로 데려온 이유를 밝혔다.

문 전 대통령 측과 현 정부 사이에 월 250만원에 이르는 관리비 부담주체, 동물을 대통령기록물에서 제외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이견이 생긴 것이 갈등의 배경이다.

탁현민 전 청와대 비서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고 "국정 장악력이 없다"며 맹비난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개 3마리도 건사 못하면서 어떻게 대한민국을 5년이나 통치했는가"라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김정은에 선물 받은 풍산개 3마리가 이젠 쓸모가 없어졌나 보다"라며 "김정은 보듯 애지중지하더니, 사룟값 등 나라가 관리비 안 준다고 이젠 못 키우겠다고 반납하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북측으로부터 풍산개 2마리 곰이와 송강을 선물 받았다. 두 풍산개는 ‘다운’을 포함한 7마리 새끼를 낳았다. 문 전 대통령은 이 중 6마리를 입양을 보내고 곰이, 송강, 다운을 길러왔다. 세 마리 중 ‘다운’은 일단 문 전 대통령과 경남 양산 사저에 남기로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