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전 세계를 강타한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가까워졌다는 진단을 내놨다. 다만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따른 공급망 재편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데이터보다 앞서 나가지는 않겠지만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IMF는 전 세계 물가 상승률이 지난 3분기 9.5%로 정점을 찍은 뒤 2023년 6.5%, 2024년 4.1%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각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최우선 과제로 단결하고 있다"면서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한다면 물가 안정이란 성장의 토대가 훼손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덧붙였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바람직한 수준인 약 2%로 낮추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공급망 다변화로 인해 물가는 불가피한 상승 압력을 받는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겪은 제조업체들이 더 많은 비용이 들더라도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춘 곳으로 이전하면서 물가가 오를 수 있다는 점을 짚은 것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경제학자들은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제조업체의 공급망이 세계적으로 재편되는 것을 감안할 때 인플레이션 압력이 과거보다 더 지속적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