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여진구·2022년 조이현 무전기로 소통
배우들 간 호흡·OST 등 매력 포인트
여진구 "원작 팬, 이야깃거리 많은 작품"
서은영 감독 "꿈에 대해 고민하는 청춘에 위로되길"
영화 '동감' 언론시사회가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됐다. 현장에는 서은영 감독을 비롯해 배우 여진구, 조이현, 김혜윤, 나인우, 배인혁이 참석했다.
'동감'은 1999년 용(여진구 분)과 2022년 무늬(조이현 분)가 우연히 오래된 무전기를 통해 소통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청춘 로맨스물이다. 2000년 김하늘, 유지태가 주연을 맡아 흥행했던 동명의 작품을 기반으로 하나, 시대적 배경과 과거와 현재의 남녀 주인공 위치를 새롭게 구성하는 등 원형을 바꿔 완성했다.
서은영 감독은 "영화 제의가 왔을 때가 돼서야 '동감'이 나온 지 20년이 지났다는 걸 알았다. 너무 이르게 리메이크하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20년이 지났다길래 시간이 빠르다고 느꼈다. 부담감도 있었지만, 워낙 원작이 훌륭해서 원작을 믿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배경을 1999년도로 설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원작처럼 20년 정도의 터울을 두고 싶었다. 1999년도의 세기말 분위기, IMF 때문에 힘들어하던 그 시절을 (연출)하고 싶었다. 그 시절을 지내왔기 때문에 조금 더 생각났던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극 중 용과 무늬가 '주유소 습격 사건'을 같이 보러 가는 장면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유지태 선배님이 나오기도 한 영화라 선택했다"고 밝혔다. 용과 무늬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청춘들의 모습을 대변한다. 사랑을 꿈꾸는 95학번 용과 사랑이 어려운 21학번 무늬가 각자 펼치는 서툴지만 풋풋한 로맨스가 작품의 주된 스토리다.
여진구는 "원작의 팬이다.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라면서 "20대가 가기 전에 청춘 로맨스 장르를 찍고 싶다는 소원이 있었다. '동감' 시나리오를 보고 너무 하고 싶었다"고 했다.
90년대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스타일링에도 특히 신경을 썼다고. 여진구는 "의상팀 분들이 실제로 90년대에도 스타일을 하셨던 경력이 오래된 분들이다. 젝스키스 형님들 사진을 찾아보기도 하고, 당시에 했던 드라마나 시트콤을 찾아보며 스타일링 구상도 했다. 머리도 그때 유행했던 머리를 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김혜윤, 나인우, 배인혁은 용과 무늬의 이야기를 더 풍성하게 채운다. 김혜윤은 용의 첫사랑 한솔을 연기한다. 한솔은 솔직하면서도 당찬 매력을 지닌 인물이다. 김혜윤은 "누군가의 첫사랑이라는 역할을 처음 맡아서 긴장되고 떨렸다"면서 "첫사랑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항상 '청순하다', '가녀리다', 긴 생머리 등의 이미지가 연상됐는데 곱슬머리에 밝고 당찬, 새로운 첫사랑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촬영하면서도 신선했다. 이런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나인우는 무늬의 남사친 영지 역을 맡아 7년째 변치 않고 무늬의 옆을 지키는 다정한 매력을 선보인다. 나인우는 "'동감'을 통해 오랜만에 영화를 찍게 됐는데 내겐 큰 도전이었다. 좋은 배우, 감독님, 스태프분들과 함께해 좋았다"고 했다. '동감'으로 스크린에 데뷔하는 배인혁은 "첫 영화라 촬영 전부터 긴장도 많이 되고 부담도 있었다. 첫 촬영 때 엄청나게 떨렸는데 진구 형과 혜윤 누나가 잘 대해줘서 편하게 할 수 있었다. 감독님과도 대화를 많이 나눴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배인혁은 공부도 운동도 완벽한 용의 베스트 프렌드 은성으로 분한다.
배우들이 가장 자신한 건 '케미'였다. 서 감독은 "극 중 나이처럼 20대 배우들이 연기하길 바랐다"며 "좋은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털어놨다.
조이현은 "유독 낯을 많이 가려서 친해지기 전까지는 말주변이 없는데 나인우 오빠가 먼저 말도 걸어주고 장난도 쳐 줘서 금방 친해졌다"고 했다.
이에 나인우는 "내 나이보다 성숙한 나이대의 연기를 많이 했는데 여기서는 다른 청춘의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과연 잘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의문을 갖고 촬영을 시작했는데, 조이현 씨를 보면서 많이 배웠다. 믿고 열심히 촬영에 임했다"고 화답했다. 1999년과 2022년을 오가는 장면을 따라 흐르는 OST는 '동감'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다. '너에게로 가는 길', '고백', '편지', '습관', '늘 지금처럼' 등의 히트곡들이 리메이크돼 아날로그 감성을 극대화한다.
서 감독은 "로맨스 영화에서 OST가 주는 힘이 매우 크기 때문에 노래 선곡을 까다롭게 했다. 로맨스의 기분을 살리면서 가사도 적절하게 나올 수 있도록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김혜윤은 "우리 영화는 OST도 빠질 수 없다. 예전에 유행했던 곡들을 리메이크한 점이 매력 포인트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추억과 공감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큰 강점이다. 여진구는 "볼거리, 이야깃거리가 많은 작품"이라면서 "세대·나이를 떠나서 서로 궁금한 거나 수다 떨 요소가 많은 것 같다. 이야깃거리가 많은 영화"라고 자신했다.
이어 나인우는 "수많은 메시지가 있는 영화다. 보면서 메시지를 잘 새기고, 생각도 많이 하며 재밌게 관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고, 배인혁 역시 "보고 느끼는 것에 분명하게 차이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주는 메시지가 있는데 개개인이 느끼는 감정이 다를 거라는 게 매력"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서 감독은 "이 영화가 꿈에 대해 고민하는 지금의 청춘들에게 힐링까지는 아니어도 따뜻한 위로가 되지 않을까"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동감'은 오는 16일 개봉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